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망이 아빠 Oct 19. 2023

둘째를 임신 중인 아내의 임신성 당뇨 진단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새삼 참 대단한 일이다

추석 연휴 전에 아내는 임당 검사를 (임신성 당뇨) 받았었다. 그리고 그 결과 재검이 필요하다고 하여 찜찜한 마음으로 연휴를 보냈었다. 소망이 때도 1차에 재검 소견을 받고 다행히 2차에는 정상으로 결과가 나왔었는데 보통 둘째 때 임당으로 많이들 진단받는다고 해서 걱정이 있었다.


지난주, 연휴를 마치고 제주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나 병원에 가서 임당 재검을 받았다. 아침 9시경에 병원에 도착해 오후 1시까지 4시간, 한 시간에 한 번씩 총 네 번의 채혈을 했고 그 결과 임당이 맞았다. 다음날 아침에 결과를 알리는 병원의 전화를 받았을 때 수화기 너머 간호사의 말과 아내의 표정을 보며 순간 덜컹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당분간 식단 관리하고 건강하게 지내면 되지." 하며 아내의 등을 토닥였다.


임신성 당뇨로 진단이 되면 출산, 그리고 그 이후까지 매일 혈당 체크를 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그리고 매 끼니 2시간 후 한 번씩 하루 총 네 번의 자가 검사를 통해 혈당 수치를 체크, 기록해야 한다. 그 과정이 힘겨울뿐더러 '당뇨'라는 말이 주는 뭔가 큰 병에 걸린 듯한 느낌 때문에 많은 산모들이 임당 검사를 두려워한다. 


자가체크기를 구입하고 그 비용의 일부를 건강공단으로부터 공제받는 절차도 생각보다 순탄하지는 않았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상세히 알고 안내해 줄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 직접 검색한 정보를 토대로 물어보면 병원 말 다르고 약국 말 달라서 아내와 나는 임당을 받아들이고 조치를 취하는 며칠의 과정이 꽤나 불쾌했다.


지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일상의 변화들을 주고 있다. 야채와 과일 (달지 않은),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단백질과 (두부나 양념하지 않은 생고기) 잡곡 위주의 탄수화물로 (현미, 콩 등) 식단을 구성하고 한 번 먹을 때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여러 번 먹는 패턴을 위해 중간중간 야채와 크래커 같은 간식을 끼워 넣었다. 그리고 식사 이후에는 걷기, 경험자들의 조언에 따라 효과가 크다는 걷기를 아내는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당분간 그 패턴에 맞춰 살기로 했다. 좋아하는 중국 음식이나 치킨은 포기했고 평소보다 자주 야채나 과일을 장보고 손질해야 한다. 아침에는 토마토, 사과 따위를 썰어 아침식사로도 먹고 도시락으로도 준비한다. 계란을 삶고 통밀빵을 몇 쪽 굽기도 한다. 하면서 보니 꼭 당뇨 같은 질환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 실천하면 좋은 과정들이라 좋다. 


하루 네 번 채혈을 해야 하고 그 수치를 염려해야 하는 아내가 안쓰럽지만 더 건강한 생활을 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새삼 참 대단한 일이다.  


2023년 10월 19일.



이전 15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의 어린 시절이 자주 떠오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