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지만 몰타는 그 이상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29살에 떠나 생활을 시작한 몰타는 '왜 그동안 나 자신만 오로지 볼 시간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화려하지 않은 몰타지만 몰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는 오로지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몰타에서 수업을 듣는 어느 날, 수업에서 나라별 문화에 대해 토론 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국 학생들, 특히 고3의 생활과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유럽 친구들과 수업 시간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국인들은 밤늦게까지 공부한다는데 사실이야?’
‘응, 특히 고3 수험생은 하루에 4시간씩 자고 그러기도 해’
‘왜?’
‘우린 대학을 가야 하는게 중요 하거든’
‘우린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도 퇴근 시간이 보통 오후6시라고는 하지만 밤 11시에 퇴근도 하고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어.’
‘그게 말이 되?!’
그러게 말이다. 분명 우린 말이 안 된다는 걸 알면서 '다들 그러니까, 그래야 하니까' 라는 이유로 그렇게 살았다. 나 역시 고3의 생활과 직장인의 생활을 다른 누군가와 다를 바 없이 그렇게 지냈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생활을 우린 남이 하니까 내가 진짜 원하는게 뭔지를 생각하지 못한 채 생활한다.
그렇게 내가 없이, 진짜 나를 보지 못한 채...살다 보니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국적의 친구들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왜 내 인생인데 남이 하니까 따라서 해야 하는거야?’
‘그 선택에 후회 없어?’
이 질문을 듣고 보니 내 인생인데 내 삶에 주체가 내가 아니었고 나 자신을 위해 돌아볼 시간, 오직 나를 위한 시간이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그게 맞는 생활이라는 착각을 하며 내 인생에서 내가 주체가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나도 나를 위해 살고자 했지만 결국은 진짜 내가 주체인 삶은 살고 있지 않았다.
내 삶이 없는 한국 문화에 유럽 친구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나이에 따라 할 수 있는게 있다는 한국인들의 생각엔 결코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단지 아시아인들만이 공감할 뿐...
몰타에서 어학연수 생활을 하며 다양한 연령이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이 나이에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결국엔 나 스스로 나를 가두고 생각하게 한게 아닐까 싶었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자신을 위해 영어를 배우는 유럽인들을 볼 때면 나이가 주는 선입견은 우리가 내려놓아야할 숙제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나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그 어떤 선택일지라도 내가한 선택에 그 누구도 잘못된 것임을 말할 수 없음을...남의 시선이 아닌 내 시선, 내 마음에 집중해야 함을 몰타에서 하나씩 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