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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하태평 Sep 17. 2022

제16화; 문어의 꿈

본격 탐사 판타지 <지구인들> 제 1부 ; 좀비는 아니지만 쉽게 죽을 수는 없지    


제16화; 문어의 꿈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 

꿈속에서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나는 문어 잠을 자는 문어 

잠에 드는 순간 여행이 시작되는 거야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 꽃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   

  

야 아아아 아아 야 아아아 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애애애 애애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참 우울해

   --- 안예은의 노래 <문어의 꿈> 중에서     

     

봄비가 내렸다. 봄비답지 않게, 여름 장맛비처럼 거세게 내렸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진주는 무작정 집을 나선다. 머리끈으로 긴 머리를 단단히 고정하고 정처 없이, 비를 따라, 빗물처럼 흘러 다닌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후드득, 빗방울이 얼굴을 때린다. 진주는 문어가 발버둥 치듯, 방향 없이 두 팔을 흔들어댔다.     


‘울어라 울어. 실컷 울어라.’     


진주가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진주는 지금 내리는 비가 하늘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비가 오는 것은 하늘이 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든 후부터, 진주는 비가 오면 가만히 보고 있지를 못한다. 우는 하늘을 달래줘야 하는데, 흘리는 눈물을 맞아주는 것 말고는 달리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진주는 온 마음을 열고 온 몸으로 비를 맞았다. 남들이 뭐라 하건, 자신의 몸에 어떤 나쁜 일이 생기건 상관하지 않았다. 내리는 비를 맞고, 비를 내리는 하늘과 하나가 되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렇게 하늘의 눈물을 온 몸으로 닦아주고 나면 진주의 마음 역시 깨끗하게 씻어졌다. 그토록 지독했던 사춘기의 열병을 견뎌낸 것은 전적으로 비 덕분이다. 엄마 수정 덕분도 아니고, 음악 덕분도 아니다. 하늘 덕분이다.     


이제는 하늘하고 친해져서 진주 마음에 따라 비가 온다. 

진주가 ‘비야 와라.’ 하면 비가 온다는 말이다. 얼마 전에도 그랬다.   

  

“가만히 있으면 안 돼. 공격이 시작됐어.”

“무슨 공격?”

“저들 짓이야. 태양인이 삼시충 회수를 시작했어.”

“삼시충? 태양인은 또 뭐고.”

“아빠를 만나야 돼. 아빠도 위험해.”

“뭐라고?”   

  

그날 수정에게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진주는 모르겠다. 나중에 여러 번 그 상황을 되새겨봤지만 여전히 알 수 없다. 

세종 시로 이사한 이후 진주는 인터넷 세상에 빠져 살았다. 노래를 들으며, 이것저것 파도타기 하며 구경하고 다녔다.     

 

그런 웹서핑 과정을 통해 진주의 마음에 불던 질풍노도는 차츰 진정되어 갔다. 그레타 툰베리의 말에 공감하며 지구의 현실에 눈을 떴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보며 점점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거식증에 가까울 정도로 음식을 골라 먹어서 몸도 점점 말라갔다.      

그래도 진주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의미 없는 삶이니까. 부패한 삶을 사느니 깨끗하게 죽는 게 나으니까. 비록 그게 오늘 당장이라고 해도.    

 

그날도 웹서핑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피살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민도길의 죽음이 현장 목격자들의 영상으로 올라와 있었다. 

평상시의 진주였다면 인상을 찌푸리며 넘겨버렸을 장면이었는데 그날은 눈이 번쩍 뜨였다. 보자마자 몸을 일으켜 수정에게 갔고, 태양인 얘기와 아빠 얘기를 했다. 

엄마는 깜짝 놀라 진주를 쳐다보았다.  

    

사실 그 상황은 진주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때까지 진주는 태양인이며 삼시충 따위의 단어를 알지 못했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말들이 저절로 뱉어졌다. 저들이 공격을 시작했다는 건 무슨 소리인가?      

더군다나 진주는 그동안 떠올려본 적도 없는 아빠 얘기를 했다. 진주와 수정 두 사람에게 아빠 명근의 존재는 지워진지 오래였다. 언급될 필요도 없고, 입에 올려서도 안 되는 단어였다. 

해리 포터의 세계에서 볼드모트가 금기의 이름이었던 것처럼, 두 사람의 세계에서 아빠란 깊숙이 봉인된 단어여야 했다. 

그런데 불쑥 진주가 그 봉인을 풀어버린 것이다. 진주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네가 미쳤구나!”     


엄마는 불처럼 타올랐다. 처음에는 없는 것처럼 잠잠하더니 천천히 힘과 속도를 높이며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진주는 수정으로부터 한 번도 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각종 악행을 저지르는 사춘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정은 잔소리 한 번 하지 않았다. 매번 날아오는 청구서를 감당하는 사람처럼 묵묵히 받아낼 뿐이었다.    

  

그러던 수정이 이번에는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그 폭발의 이유는 단 하나, 진주가 아빠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기 때문이다.

수정이 감정을 못 이겨 내뱉은 말들을 옮기지는 말자. 대개 싸움판에서 오간 말들은 유치하고 인신공격적인 게 대부분이니까.    

  

요점만 추려서 말하자면 이렇다. 다시는 내 앞에서 그 인간 얘기를 꺼내지 말라, 마찬가지로 너도 절대 그 인간을 만나지도 만나려고 하지도 생각하지도 말라, 너에게 아빠는 없다...    

 

“비가 올 것 같아.”  

   

폭우가 쏟아지듯 수정의 발광이 퍼부어지고 난 후 진주는 그렇게 말했다.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수정의 폭풍 샤워를 받으면서 진주는 아무 감정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정의 분노를 촉발시킨 자신의 말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쳤나봐.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주는 수정이 잠잠해질 때까지 묵묵히 받아내기만 했다. 

     

수정이 말을 끝낸 건지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멈췄던 건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수정이 멈추자 진주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돌아서 집을 나왔다. 

진주가 밖으로 나오자 거짓말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은 진주보다 비가 먼저 왔다. 노을이 유난히 예쁜 맑은 날이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리고 바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오기 시작하자 진주는 친구의 전화를 받은 사람처럼 자동적으로 밖으로 나왔다.     

 

‘이런 비는, 이렇게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내리는 비는 맞아주어야 한다. 

갑자기 우는 하늘은 누군가의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 눈물이 나의 몸을 거치지 않고 바로 땅으로 떨어지면 그 눈물은 절망이 되고 지옥이 된다. 

내가 받아서 함께 해야 하늘의 눈물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진주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비를 맞으며 걷고 있는데, 저만치 따라 걷는 사람이 느껴졌다.      

진주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 사람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자신을 따라오는 게 확실하다고 느껴지자 진주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30대 중반 정도의 여자였는데, 진주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어보였다.    

 

‘뭐야? 비를 안 맞고 있잖아?’   

 

분명히 그랬다. 우산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여자는 전혀 비에 젖지 않았다. 

아니, 비가 그냥 몸을 통과한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분명히 사람인데...?’ 

    

빗물에 잘못 봤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여자는 멀쩡했다. 

귀신이나 그딴 거라고 하기에는 여자의 존재가 너무도 친근하고 생생했다.  

   

“뭐야? ...누구세요?”    

 

누구냐고 물었지만 ‘우리가 아는 사이인건 알겠는데 기억이 안 나요. 기억나게 해 주세요.’라는 뜻이었다. 여자는 다시 살짝 웃었다.  

   

“갑자기 와서 미안. 지난번에 내가 잘못했어. 미리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지난번... 우리가 만났었나요?”

“비온 날. 엄마한테 혼났잖아. 미안.”

“엄마... 엄마 친구예요?”

“아니.”   

  

여자가 좀 더 크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엄마와 느낌이 비슷했다. 아니, 생긴 것도 비슷했다. 

진주는 갑자기 경계심이 풀리면서 웃음이 나왔다.    

 

“뭐야? 혹시 엄마 동생?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래? 난 엄마보다 너하고 더 비슷한 거 같은데?”

“그거나 그거나. 엄마하고 딸인데 당연하죠. 

근데, 엄마한테 동생 있다는 얘기 못 들었는데?”

“딸은 있잖아.”

“그게 나잖아요.”

“나도 그래.”

“뭐래?”

“나도 엄마 딸이라고.”

“아 진짜!”

“우리 엄마 오수정, 아빠 서명근, 그리고 내 이름은 서진주야.”

“...”

“내가 너라고. 지난번에는 미안했어. 급한 마음에 그냥 훅 들어가 버렸어. 

내 실수야. 사과할게.”

“오 마이 갓!”    

 

지금 내 앞의 이 사람이 미래에서 온 나라고? 

T. V 드라마에서나 보던 믿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는 거라고?

진주는 얼른 하늘을 올려 보았다. 빗방울을 맞으며 정신을 차렸다. 


진주는 살짝 겁이 났다. 드라마와 현실은 다른 것이다. 애써 침착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냥 아무 말이라도 뱉어내려고 했다.    


“그럼 아빠가 위험하다는 얘기는...”

“그것도 실수야. 미안.”

“괜찮아요.”

“아빠가 아니라 오빠야. 내가 말을 잘못했어.”

“오빠요? 나한테 오빠가 있어요?”

“그래.”  

   

진주가 인상을 쓰며 하늘을 쳐다봤다. 거센 빗줄기가 얼굴을 때렸다. 비를 맞으며 심호흡을 했으나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여자의 말은 단순했다. 자기가 진주라고 했다. 나이가 들었으니 미래에서 왔다는 얘기일 것이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비를 맞지 않고 있어! 홀로그램처럼...’   

  

분명히 앞에 있는데 비를 맞지 않는 비현실성을 직관하고 있으니, 여자의 말이 거짓말처럼 들리지도 않았다. 

진주는 이 상황이,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믿어야 하는 자신의 현재가 믿어지지 않았다.     


‘뭐야... 짜증나. 나는 지금 나만 감당하기도 힘들다고!’   

  

갑자기 신경질이 난 진주는 여자를 내버려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진주가 한참을 달렸으나 여자는 따라오지 않았다. 진주는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달리기를 멈추자 갖가지 생각이 다시 소용돌이쳤다.     


‘몰라. 내가 알 게 뭐야.’     


진주는 달려온 뒤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여자가 보이지 않아서 살짝 실망스런 마음이 들었다.  

   

‘잘 데는 있나? 피곤해 보이던데. 

...그래도 내가, 엄마 나이 정도까지 사는구나.’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정처 없이 걸었다. 비는 잦아들고 있었고, 사방은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만 집에 갈까? 진주가 잠시 망설이고 서있는데 갑자기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졌다.      

진주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폭포처럼, 진주를 향해서만 비가 오고 있었다. 

그중 빗방울 하나가 진주에게 내려오면서 점점 커졌다. 폭탄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어, 어...”   

  

진주가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사이  커다란 빗방울이 진주를 삼켜버렸다. 

떨어진 물방울의 기세에 진주는 잠깐 정신을 잃었다.     


****


“...나는 문어 잠을 자는 문어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안예은의 노래가 들리자 진주는 반가워 눈을 떴다. 

어? 어떻게 된 거지? 몸이 공중에서 부유하는 느낌에 당황하며 두 팔을 휘저었다. 

바다 속인가? 그러나 빗줄기가 얼굴을 때리는 것으로 보아 물속은 아니었다. 

    

‘떨어져 죽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몸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진주는 비명을 질렀고, 세상은 암흑으로 변했다. 그리고 콰과광! 거대한 폭음이 들려왔다.  

   

“긴급 속보입니다. 금일 아침 11시 11분 백두산이 화산 폭발했습니다...”   

  

  --백두산 폭발 뉴스 화면이 나오고, 혼란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스케치된다.      

이어서 계속 의식의 흐름처럼 진주의 주관시점으로 변화된 상황들이 보인다.   

  

  --백두산의 대규모 화산재 분출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 거대한 재앙이 닥친다.

  --폭설과 산성비, 혹한에다가 바이러스 전염병까지 창궐하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폐허가 된 도시, 황폐화된 자연, 농촌에는 굶주린 동물들만 어슬렁거린다.

  --방송화면. ‘오늘부터 전면 통행금지. 야외 출입자 무조건 사살’이라는 자막이 보인다.    

 

“금일부로 개별 독립국가 체제를 해체하고 전 지구적 연방 단일국 체제를 선언한다.,,”

“이 방송을 마지막으로 모든 매스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폐쇄한다. 

이 시간 이후 어떠한 공공 전파 행위를 금지한다...”

“허가받은 비상상황을 제외하고, 모든 일상행위는 자치단위별로 자체 운용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연상시키는 공간에 진주와 수정이 있다. 

실내에 가득 차있는 사람들이 모두 헐벗고 굶주려 있다. 

문이 열리고 무장한 경찰이 들어온다. 

이어 방독면을 쓴 남자가 들어와 진주와 수정을 데리고 나간다.    

 

  --헬리콥터가 이륙하고 방독면의 남자가 얼굴을 드러낸다. 진주의 아빠 명근이다.    

 

“내가 네 아빠다.”     


  --인공태양이 넓은 실내를 비추고 있다. 

진주가 잘 가꾸어진 밭에서 채소를 따서 가져온다. 

식탁에 놓으면 수정이 간단한 식사를 차린다. 

어느새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있는 명근의 모습이 보인다. 

단란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우울하다.   

  

“아빠, 행복해?”

“그게 무슨 상관이야? 중요한 건 살아남는 거야.”  

   

  ---명근이 밥을 먹으려다가 부르는 소리에 입에 든 음식을 뱉고 달려간다. 

그곳에는 명근의 아버지 우석을 비롯해 엄마와 두 여동생이 있다. 

충직한 하인처럼 그들에게 복종하는 명근을 진주가 무표정하게 쳐다본다.  

   

  --어른이 된 진주, 즉 미래에서 진주를 찾아왔던 그 사람이 우석 가족의 시중을 든다. 

20년 정도가 흘러 진주는 변했으나 그들은 똑같은 모습이다. 

이제는 늙은 얼굴의 수정이 진주의 귀에 속삭인다.   

  

“도망가라. 이건 사는 게 아니야.”  

   

폭우가 쏟아진다. 황무지와 쓰레기들로 펼쳐진 세상에 산성비가 내린다. 

비를 맞으며 굶주린 짐승들이 질주하고, 방독면에 레이저 건으로 무장한 진주가 느릿느릿 걸음을 옮긴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다가 발작적으로 방독면을 벗는다.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에 진주의 표정이 밝아진다. 

     

그러나 지금은 즐길 시간이 아니다.   

  

“미쳤어?”  

   

진주의 가녀린 얼굴을 보고 들개가 달려드는 것과, 누군가 진주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들개를

걷어찬 것은 동시에 일어난 일이다.  

   

  --윙윙! 드론이 공중을 날아다닌다. 

간혹 움직이는 것이 있으면 기관총 사격을 한다. 

황량하고 우울한 풍경의 도시 모습.     


(여기서 잠깐! 

지금은 미래의 진주가 현재의 진주를 찾아와서, 미래의 진주가 현재의 진주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자신이 겪을 일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미래의 진주가 왜 와야 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앞서 독자 여러분에게 이 과정을 좀 더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진주는 20년 후에서 현재로 왔는데 이 20년 동안 인류 역사, 더 나아가 지구 역사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역사의 격랑을 묘사하는 것이 지금 하는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폭포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물줄기 같은 것이어서, 대단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뻔 한 것이기도 하다. 외통수 막다른 길이라는 얘기다.    

  

말하자면 진주는 20년 후의 미래에서, 물줄기를 되돌릴 기회가 아직은 남아있는 현재로 시간여행을 한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는 물줄기가 폭포로 떨어지기 직전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아직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비등점을 향해 솟구치는 치명적인 시기...  

    

이때를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 간략하게 살펴보고 얘기를 계속하자.) (제1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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