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뒤따라온 냉장고의 휑한 불빛엔
유통기간이 지난 보약과 시든 야채들이 있다
그들은 마치 사막을 걷는 낙타의 다이어트 식품 같다.
홀로 밥상에 앉은 고단한 인생에게
끼니를 챙기는 다정한 사람이 없으니
진수성찬이 온통 꺼끌꺼끌한 잔가시다.
깨작깨작 외로운 수저질
햇살로 뱃구레를 불린 쌀밥을 먹어도
시린 갈비뼈에 헛헛함이 느껴진다
서정시가 좋아요. 구구절절 표현하지 않아도 담박에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 꾸미지 않은 담백한 감성이 좋아요. 서정시는 찰랑찰랑 가슴을 적셔오는 음률을 가지고 있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