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때 까만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라기보다 좀비 영화에나 나올법한 얼굴색이었다. 엄마의 생기가 술에 잡아 먹혔다는 사실은 까만 피부에서부터 드러났다.
눈은 노랗고 빨갰다. 입술조차 까맣게 변해버린 엄마의 얼굴 중 유일하게 눈에만 색이 있었다. 흰자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노래져 버린 엄마의 눈. 그 위를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빨간 실핏줄. 노랗고 빨간 배경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인 초점 없는 눈동자. 나를 보고 있는 건지, 허공을 보고 있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건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나마 한번씩 깜빡이는 눈꺼풀이 아직 엄마가 살아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비쩍 마른 팔다리에 불룩 솟아오른 배. 영양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엄마의 팔다리는 그야말로 앙상했다. 지방도 근육도 찾아볼 수 없는 엄마의 몸은, 뼈 위에 가죽만 힘겹게 붙어있는 모습이었다. 그 가죽마저도 손으로 쓰다듬으면 마치 뱀의 피부를 만지는 것처럼 바스락거렸다. 앙상한 팔다리와는 달리 복수로 가득 찬 배는 ET마냥 불러있었다. 폐에까지 차 버린 복수를 빼내느라 엄마의 몸 곳곳에는 여러 개의 호스가 연결되어 있었다.
손톱과 발톱의 양 끝이 살을 파고들었다. 그렇게도 예쁘던 손톱이었는데. 엄마를 닮아 나도 어디 가서 손톱 예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었는데. 손톱과 발톱을 감싸고 있는 살들이 힘을 잃어서인지 엄마의 손톱과 발톱은 점점 더 깊은 반원의 형태로 모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너무 차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