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배운 시

by 건희



시 쓰기는 그림 같아

그림 그릴 때

뭘 그리냐 물어 오면

뭐라 할지 모르겠어

그냥 맘 가는 대로 그리다 보면

몰랐던 마음 눈으로 볼 수 있어


시 쓰기는 고백 같아

처음 만나 대화할 땐

속마음 숨기는데

혼자되어 조용히 나를 대면하고

다시 마음먹고 나서면

못 했던 말 용기 내어 할 수 있어


평소엔 몰랐는데

시 쓰려고 보니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고 연필이 되고

네가 되어

너를 공감하고

같이 아파할 수 있어

그래서 세상이 한껏 더 넓어졌어


너에게도 세상은

그렇게 점점 자라났구나


밤의 놀이터가 쉴 수 있었던 것도

떨어진 은행잎이 나비 되어 날아간 것도

교실 창문에 비낀 볕뉘가 이 세상을 구한 것도

다 너의 시 덕분이었구나


너 따라 시 써서

아빠는 더 행복해졌어

고마워 진유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