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책육아

- 매일 잠자리 독서로 6년간 책육아 했던 그 첫 번째 이야기

by 므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책육아.

책육아를 시작한 즈음 책육아를 시작했다고는 했지만 처음부터 책육아에 대해 알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깊이 알지 못 한 정도가 아니라 문외한일 정도로 아예 잘 몰랐다. 그렇지만 어릴 적 나에게도 책을 읽어줬던 엄마나 어른들에 대한 기억이 존재했고, 혼자서 읽게 되었던 국민학교 어느 시절부터 책 읽기는 어린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여겨졌던 시절을 자연스럽게 거쳐왔다. 또한 학창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되면서도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왠지 책을 읽어줘야 할 것 같았고, 지인들에게 물려받은 책들로 한 권, 두 권 읽어주게 되었다.


책육아라고 들어는 봤어도 그저 책을 읽어주는, 책과 함께 하는 육아겠거니 싶어 크게 알아보지도 신경 쓰지도 않았다. 하지만 검색해 보면 볼수록 수많은 육아정보와 화려한 엄마표 학습을 접하면서 주눅이 들었고, '책육아' 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몇 살에는 이런 책이 좋다더라. 자연과학 책은 꼭 있어야 된다더라. 창작, 인성동화는 어디 출판사 책이 좋다더라. 이건 대박 책이니 꼭 들여야 한다더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적용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매일 밤 자기 전에 책을 읽어 준다는 잠자리 독서로 나만의 책육아를 시작하게 되었다.


큰 아이 5살, 작은 아이 3살 말 무렵에 시작하여 이듬해부터는 매일 책을 읽어주게 되었다. 딱히 무슨 책을 읽어줘야 되는지 고민하지도 않고, 물려받은 자연관찰 책과 창작동화를 시작으로 잠자기 전 3~4권이 전부였다. 책을 읽어주니 책 육아가 맞고, 잠 자기 전 읽어 주니 잠자리 독서가 맞았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무슨 책을 읽어줘야 할지 알지 못한 채 시작하게 되어 막막하기도 했다.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책을 읽어주다 보니 집에 있는 책은 금세 동났다. 물론 반복해서 읽어주면 되지만, 거듭 반복해서 읽는 책은 내가 질려서 읽기 싫었다. 무슨 책을 읽어줘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중고서점 개똥이네를 검색해서 가장 저렴한 책들을 사곤 했다. 지금이야 수상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수상작이나 명예작을 찾아보며 아이들과 함께 읽기도 하지만 책육아라고 시작했을 즈음에는 수상작인 책들도 집에는 없었고, 도서관에 가도 딱히 무슨 책을 빌려야 할지 알지 못했다.


개똥이네에서 가장 저렴한 책들은 그 분야에서 덜 유명해서 인기가 없거나 절판되어서 나오지 않는 책들이었다. 더 저렴하게 파는 판매자가 없는지, 책 상태는 조금이라도 좋은지, 개똥이네를 들락날락하며 저렴한 책들 몇 질을 전집으로 들였다. 유명하다는 자연관찰이나 창작동화는 중고라도 너무 비쌌기에 연관 검색어처럼 뜨는 차선의 책들을 샀다. 가장 저렴하게 구입해서 기뻤던 기억은 지금은 출판사도 바뀌어 절판된 헤밍웨이 위인전 80권을 2만 원에 산 일이다.


이런저런 사연을 거쳐 집에 책이 들어오면 장난감 교구장 가장 잘 보이는 곳 한편에 책을 둘 공간을 만들었고 매일매일 읽어주기 시작했다. 어떠한 거창한 목적도 없이, 어떻게 읽어주겠다는 목표도 없이 막연히 책을 읽어 주고 싶었고 책을 잘 읽어 주는 아이들로 자라나길 원해서 읽어주었다. 화려한 엄마표 학습으로 과학실험, 만들기, 그리기, 꾸미기를 못했기에 그나마 하기 쉽고 할 수 있는 책 읽어주기를 선택했다.


그렇게 우리 집에서 어쩌다 보니 책육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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