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하루처럼

한결같이 읽어주기

by 므니

중고서점에서 산 책을 한 권, 한 권 읽어주다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생겨나고 호불호가 갈리게 되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책뿐만 아니라 무슨 책을 읽어줄까 고민하며 검색하고 도서관을 들락거리다 보니 읽어 줄 책이 한 두권 늘어나고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티브이도 없는 집에 놀잇감도 많이 없었던 터라 아이들도 책을 놀잇감 삼아 엄마에게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많이 요구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책을 좋아하게끔 하고 싶어서, 책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예뻐서,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열정이 다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몇 권이고 가열하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열정과 의욕은 오래가지 않았고 초보 책육아맘의 시행착오는 여기서부터 시작했다.

열심히, 꾸준히 읽어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자기 전, 빨리 자지 않으려는 자와 조금이라도 빨리 재우려는 자의 줄다리기는 책육아라는 거창한 이름의 수행과제와 겹쳐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가져오는 책의 권수가 부담스러웠고, 반복해서 가져오는 책들은 지겨웠다.

책육아 라는 것을 잘해보고자 책육아와 관련된 육아서를 찾아 읽었고, 그분들의 성공 비결을 벤치마킹하려 애썼다. 전문적인 많은 조언들이 있었다. 가지고 오는 책을 즐겁게 읽어주어 책에 대한 좋은 인상과 경험을 갖게 하라는 것. 몇 번이고 읽는 반복 독서가 좋고 그걸로 물꼬를 틔워나가라는 것.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이었긴 하지만 나에게 딱 맞는 옷은 없었다. 나에게 맞춰 재단하고 꿰매야 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지였다. 아이들도 나도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을 분량과 규칙을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정한 규칙은 매일 책을 읽어주되 아이들과 엄마가 보고 싶은 책 한 권씩 총 3권과 마무리는 그림성경으로 정했다. 또 마지막 책의 영광을 차지하고 싶은 아이는 격일로 마지막 책을 고르게 했다. 여기서 마지막 책의 영광은 성경책 앞에 읽는 책을 말하는데, 이때 읽은 책의 여운이 오래 남는지, 두 아이 저마다 자신이 고른 책이 마지막이 되고자 매일 다퉜기에 이러한 규칙을 정했다. 이렇게 남들이 보기에는 초라하기도, 별나기도 한 우리 집만의 규칙과 루틴이 생겨나게 되었다.

2016년 말부터 시작해서 201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읽어주기 시작한 책육아는 손님이 오거나 피치 못할 때를 빼고 거의 매일 읽어 주며 진행되었다. 지금도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제는 읽어주기보다 아이들 스스로 혼자 묵독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까지 읽어줘야 하나 싶어 힘들고 지치기도 했다. 남들 다 말하는 읽기 독립이 우리 집에는 오긴 오는 건가 하는 암울한 시기 역시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혼자 책을 끼고 읽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내심 그 시절이 그리워지고 서운하기도 하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켜켜이 쌓아 나갔던 그때를 돌이켜 보며 아이들과 책 읽기를 반추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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