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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Dec 11. 2023

제대로 정리만 했을 뿐인데…

비우고 정리하는 삶을 마치며 정리의 문턱에 선 그대에게

비움과 정리의 글을 10화까지 연재했다. 정리하면서 달라지고 변화된 부분이 많았다.

독자분들도 그 변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실 것 같기도 하여 스스로 안팎을 점검해 보았다.


먼저는 비움과 정리의 선순환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큰 결실이다.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쓰겠지 싶어서 두었던 물건을 일주일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정리하기 시작하니 집에 잡동사니들이 쌓이는 비율이 줄었다. 잡동사니들은 크게 자리차지는 안 하지만 계속 두면 지저분하게 만들고 치워도 끝이 없게 만드는 주범이라서 제 때 제 때 정리가 필요하다. 예를 든다면 필요할 것 같아서 놔둔 노란 고무줄, 빵끈 등 아주 작은 것이지만 주방에 하나, 거실에 하나, 책상에 하나 돌아다니는 것을 주방이나 거실 서랍장 등 한 곳을 정해 정말 필요할 것 같은 곳에 2~3개만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다. 이마저도 계속 두니 그렇게 필요하진 않아서 비웠지만 말이다. 이런 것에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이나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에도 적용 다. 더욱이 나무젓가락도 유통기한이 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나무젓가락의 유통기한은 약 4개월로 보관에 따라 습기를 먹어 시커멓게 변색되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으니 시간이 지난 것은 그때그때 비워주는 게 좋다. 



물건들의 자리가 정해졌다. 

집에서도 아이들이 앉는 의자가 정해져 있고, 자신들의 식기류가 정해져 있는데 그런 것처럼 아이들의 물건이, 부부의 물건이 어디 있어야 하는지 제자리를 찾아서 그 자리에 물건이 촤르륵 착석하기만 하면 큰 품을 들이지 않고 정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모습 그대로!"를 외치거나 "모두 제자리!"를 외치기만 하면 물건들이 알아서 걸어가는 것처럼 정리가 된다. 정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 물건의 자리가 없기 때문에 어디 두어야 할지 몰라서 그렇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방법대로 정리를 해 두어서 다소 뒤죽박죽이어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집에서는 같은 물건의 사용자가 여럿이므로 제자리를 정해 두고 정리하는 것이 필수였다. 티슈가 떨어져서 새로운 티슈를 꺼내야 할 때, 마스크와 핫팩이 어디 있는지, 화장실 휴지도 여분은 어디에 수납되어 있는지 꼭 집안의 가사와 정리를 전담하는 주부가 아니더라도 가족 구성원이 물건의 자리를 알고 있다면 필요할 때 찾아서 쓸 수 있으니 모두에게 편리하고 이롭다.

수저와 커트러리를 구분해서 정리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중복 구매, 대량 구매가 없어져서 소비가 줄어든 것도 큰 이점이다. 치약, 치실, 칫솔 등 욕실 생필품을 한 곳에 두고 매 달 체크를 하다 보니 어디 뒀더라? 해서 중복구매하는 실수가 줄어들었다. 대량구매를 하다 보면 남는 물품을 어디엔가 틈새에 수납을 하고 그것을 못 찾아서 또 사는 실수를 하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실수가 줄어들어 돈과 공간을 모두 절약하는 방법으로 나가고 있다.

욕실의 청소도구  정리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이 정리되다 보니 이제는 삶의 부분, 부분들이 정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필요하거나 이미 쓸모를 다한 물건을 비워냈고, 필요한 물건을 사용하기 좋게 정리해서 집이 깨끗해지고 안정되어 가니 생활이 정리되고 마음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10년, 20년 지난 편지와 다이어리, 책들을 정리할 때 그 시절 인연과 추억이 버려지는 것 같았지만, 지나간 시절은 핸드폰의 사진첩과 마음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여기의 이 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공간을 정리했을 뿐인데 마음이 정리되고 생각이 정리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신기했다. 마음이 번잡할수록 눈에 보이는 마음과 생각을 꺼내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그 때 눈에 보이는 주변을 정리했다. 그랬더니 마음과 생각까지 착착 오와 열은 맞추어 정리되어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정수기 옆에 바로 물을 먹을 수 있는 물컵. 동선정리

그래서 이제는 비우고 정리하는 삶에서 꿈꾸고 도전하는 삶으로 나아가 보려 한다.


지금까지 구독해 주시고 읽어 주시고 라이킷과 댓글로 함께 해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새로운 연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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