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

파리의 안나 62

by Anna

두 달이 흘렀다. 적응은 이미 끝났다. 오히려 너무 편해서 탈인 것 같다. 오전에는 늘 그렇듯 아침을 먹고 임무수행을 하고 ‘쇼 미 더 머니’를 봤다. 난 힙합을 좋아하지만 래퍼들의 그 자신감은 솔직히 좀 오글거린다. 점심을 먹고 간단히 준비를 마쳐서 집을 나섰다.


맑아 보이기에 반팔을 입고 나갔는데 지하철을 타니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추웠다. 저번에 시간이 없어서 못 갔던 ‘Les 4 Temps’에서 옷 구경을 했다. 좀 쉬다가 다시 옷 구경을 했는데 마음에 드는 옷은 별로 없었다. 그 대신 신발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충분히 살 수 있는 가격이었지만 그냥 돈을 아끼는 쪽을 택했다.

맨 처음 4떵에 왔을 때 나를 달래 줬던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더블 콘을 먹었다. 초콜릿&피스타치오 맛과 바닐라&딸기 맛을 섞었는데 굉장히 크고 색감도 예뻤다. 근데 딸기 맛은 별로였다. 앉아서 먹으며 사진도 찍다가 지하철역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멀리 보이는 개선문이 정말 멋졌다.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으로 출발했고 집에 와서 쉬다가 임무수행을 했다.

하루 일과가 참 단순한 것 같다. 저녁은 짜장면을 먹었고 지금까지 쇼 미 더 머니에 빠져있는 중이다. 가족들이 보내 준 내 겨울옷은 현재 공항에서 ‘통관 및 분류’ 단계까지 와 있다. 아마 주말엔 배송이 안 될 것 같고, 다음 주 월요일쯤이면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얼른 왔으면 좋겠다. 나에게 주어진 남은 10개월도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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