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웬일인지 나는 살아갈 자신이 없는 기분이 되어버렸어.

길을 잃은 건 나인 걸

by 지레인



02.


사람들 말이야...


G. 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 찾는 거 좀 그만하면 좋겠어.

잘하는 일이 없다고 투정하는 것도 그만.

'이키가이'고 성격 분석이고 무슨 검사들도 다 마찬가지야.


천직이니 사명이니 하는 게 날 잡고 찾는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거든.


아니 몇 달을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 해도

멀리 여행을 몇 주 다녀온다고 해도

어디 절에 들어가서 작정하고 명상을 해봐도 똑같아.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돈 많이 버는 일, 사회에 기여하는 일

열심히 교집합 만들어봤자,


머리로 하는 거잖아.


...

쉽게들 말하지.


나를 잘 알아야 한다고.


나다운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것.

나만의 무언가.


나, 나, 나...

도대체 나다운 게 뭔데?


알고서 하는 소리냐고.

중요성만 알았지.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해보긴 했어?


그 '나'가 지금 네가 생각하는 '나'가 아니라면?

진짜의 '나'를

알아차리려는 시도도 안 해봤으면서...


그리고 이제 머리로는 이해한다 해도

그 '나'로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기나 할까?


그러면서 나를 알아야 한다고 말로만 번지르....


어디서 들은 이야기 말고

네 이야기를 하란 말이야.


실제로 너를 변화시킨 경험,

너의 진실만이 진짜야.


그건 사실 말할 필요도 없지.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이미 진실 그대로가 아닐 테니.







keyword
이전 22화그들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