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인지 나는 살아갈 자신이 없는 기분이 되어버렸어.
길을 잃은 건 나인 걸
02.
사람들 말이야...
G. 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 찾는 거 좀 그만하면 좋겠어.
잘하는 일이 없다고 투정하는 것도 그만.
'이키가이'고 성격 분석이고 무슨 검사들도 다 마찬가지야.
천직이니 사명이니 하는 게 날 잡고 찾는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거든.
아니 몇 달을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 해도
멀리 여행을 몇 주 다녀온다고 해도
어디 절에 들어가서 작정하고 명상을 해봐도 똑같아.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돈 많이 버는 일, 사회에 기여하는 일
열심히 교집합 만들어봤자,
머리로 하는 거잖아.
...
쉽게들 말하지.
나를 잘 알아야 한다고.
나다운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것.
나만의 무언가.
나, 나, 나...
도대체 나다운 게 뭔데?
알고서 하는 소리냐고.
중요성만 알았지.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해보긴 했어?
그 '나'가 지금 네가 생각하는 '나'가 아니라면?
진짜의 '나'를
알아차리려는 시도도 안 해봤으면서...
그리고 이제 머리로는 이해한다 해도
그 '나'로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기나 할까?
그러면서 나를 알아야 한다고 말로만 번지르....
어디서 들은 이야기 말고
네 이야기를 하란 말이야.
실제로 너를 변화시킨 경험,
너의 진실만이 진짜야.
그건 사실 말할 필요도 없지.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이미 진실 그대로가 아닐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