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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종이로 접은 비행기도 하늘을 날아갈까

#691

by 조현두 Mar 21. 2025

나는 그날
종이 한 장처럼 마음이 얇았다
말도 없이 쌓인 두려움이
바람결처럼 나를 흔들었지


그 종이는
손바닥 안에서 작게 떨었고
어디 한 구석이 찢어졌는데
바람은 그 방향을 기억하지 않더라


너는
부엌 문틈으로 햇살을 닮았고
겨울 저녁 발목이 차다고 했지
그게 마음의 중심이어야 했는데
나는 그 무게를 잊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그 구겨진 종이 하나를 꺼내어
조심히 접는다
너에게 가닿는
작은 비행기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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