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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리와날개 May 15. 2021

보호소 생활의 시작

핸드폰 개통 및 킨더 겔트 지급 정지를 신청하다

2015.06.24.


보호소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나는 보호소에서 일하는 G 처음 만났다.



내가 보호소에 들어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나의 보호소 생활은 시작되었다.

남자만큼 몸집이 큰 금발의 그녀는 침착하면서도 쌀쌀맞지는 않게 나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듣고 기록해나갔다.



내 이름으로 된 서류철이 만들어지고, 그녀는 나의 담당자가 되어 나의 공적인 업무 및 필요한 일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남편 앞으로 지급되던 킨더 겔트(양육수당)를 당장 지급 정지하는 일이었다.

독일어를 못하는 나는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는 사무실에 앉아 전화 한 통으로 정지했다.

 






그다음으로 한 일은 핸드폰 개통이었다.

내가 독일에 없는 두 달 동안 남편이 내 핸드폰을 정지했기 때문에 핸드폰 개통이 가장 시급했다.



24일, 나는 ALDI 슈퍼에 가서 10유로짜리 ALDI TALK 카드를 샀다.

일종의 선불결제 유심칩인데 그걸 산 뒤 알디 사이트에 들어가 등록을 하고 핸드폰에 칩을 끼우면 최장 7시간 이내에 새 번호로 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7시간은 뭐지.. 뭐든 느리다 독일.



나는 당연히 이런 거 할 줄을 몰라서..

아는 아기엄마가 놀러 오라고  김에 가져가 도와달라고 했다.



언젠가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이 친구는 빈이 또래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그녀의 남편이 우리보호소를 소개해주고 데려다 주었다.



아주아주 친절한 그녀의 남편 덕에 나는  날부터  핸드폰 번호가 생겼고, 아주 빠른 인터넷도 이용할  있게 되었다.







아직 보호소 생활에 익숙하지 않을 때라 저녁까지  집에서 얻어먹고 왔는데,  따뜻한 집안 온기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 친구는 내게 빈이가 입을만한 아이   벌과 장난감을 챙겨주었다.

웃긴 건, 다 쓰고 나중에 돌려달라고 했다는 것.ㅎㅎ

다른 아기엄마 친구들도 다들 나에게 아이 옷과 , 장난감을 전해주면서 그랬다.



독일에서는 아이 물건을 물려주고, 빌려주고, 돌려 쓰는 게 아주 익숙하다.

나중에 이 얘기도 차차 해야지.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니라 2015-2018년 사이에 제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원본과 사진은 아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frechda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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