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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리와날개 May 15. 2021

원점으로 돌아온 재정문제

이사를 하기는 할 수 있을까...

13일 목요일, 토끼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 주방과 바닥을 설치할 돈을 언제 받을 수 있냐고 했더니 잡센터에 먼저 기본 자립비 + 주방과 바닥에 대한 예산을 신청하라고 했다.



내가 화요일에 주방과 바닥을 제외한 기본 자립 비만 신청했다고 했더니 그럼 잡센터에 다시 연락해서 주방과 바닥에 대한 예산을 달라고 하라고 했다. 그 돈을 받아서 설치하면 된다고 했다.



만약에 잡센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그럼, 기본 자립비 1,500유로에서 주방과 바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니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ㅡㅡ



나는 분명 그 자립비로는 주방이랑 바닥을 들일 수가 없기 때문에 토끼 아줌마를 소개받고, 도움을 청한 건데 그 자립비로 주방이랑 바닥을 설치하라니?



내가 이 말을 하자 토끼 아줌마가 그랬다.

1,500 유로면 적게 받는 돈이 아니기 때문에 바이써링에서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요즘 시리아며 주변 국가에서 전쟁난민이 독일로 많이 유입돼서 그 사람들이 우선이라고 했다.

나처럼 잡센터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케이스는 일단 논외라고, 나는 이해했다.



아니.. 그럼 다시 원점이잖아.

지난주 금요일에는 자기들이 알아서 해주겠다며 아무 걱정 말라더니 이번 주 목요일이 되니 딴소리를 한다.



당장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답답했다.









8월 13일 자 내 상황이 이랬다.



1. 이사를 가야 하는데 세간을 마련할 돈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잡센터에 Erstausstattung이라는 기본 자립비를 신청해야 한다.

나는 8/11 화요일에 주택임대차 계약서를 쓰자마자 잡센터에 바로 신청했다.


기본 자립비는 말 그대로 자립을 위한 기본 지참금이기 때문에 냉장고, 레인지, 세탁기를 비롯한 각종 가전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다.


주방과 바닥은 나의 특수상황이지 보편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기본 자립비에 포함이 되어있지 않다.



2. 집 계약은 8/16부터이기 때문에, 잡센터에서는 15일까지만 보호소에 내 월세를 내주고, 16일부터는 이사 갈 집으로 월세를 내준다.


그래서 나는 원칙적으로 8/15일까지만 보호소에서 살 수 있고 16일에는 방을 빼야 한다.

물론 Bb 2,3 정도  머물러도 된다고 했다.



3. 새 집에는 주방과 바닥이 없다.


바닥은 그렇다 쳐도 주방이 없으면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주방이 설치되기 전까지는 이사를 갈 수가 없다.

그럼 3일 안에 주방설치가 끝나야 한다는 소린데, 예산 안에서 주방을 구입하려면 3일 안에 새집 사이즈에 맞는 중고 주방을 찾아내 거래를 끝내야 한다.


무엇보다 기본 자립비가 일단 잡센터에서 내 계좌로 입금이 되어야 일을 진행할 수 있는데 11일에 신청했으니 빨라도 25일은 돼야 입금이 된다는 것이다.

25일에 돈이 들어와 착수를 해도, 며칠이나 걸려서 중고 주방을 찾고 시공이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제는 이렇다.



1. 그럼 이사를 해야 하는 16일부터 주방시공이 끝날 때까지 나와 이는 어디서 지내야 하는가?



2. 바이써링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기본 자립비에서 적어도 2/3가 주방 구입비용으로 나갈 텐데 나머지 돈으로는 바닥을 깔면 땡. 그럼 침대, 옷장, 청소기, 식탁, 수납장, 세탁기 등등 일반 가전은 무슨 돈으로 마련한담?



3. 9/4까지  계좌에 8/16-9/30까지   반치 월세가 잡센터로부터 입금되어 있어야 다시 회사 빠져나갈 텐데 그건 확실히  날짜에 받을  있는 돈인가?



4. 기본 자립비를 하루라도 빨리 받아야 어쨌든 급한 불이라도 끌 텐데 도대체 나는 언제 자립비를 받을 수 있나?










 모든  해결하려면 잡센터 내의  담당자통화해야 했다.

주방과 바닥에 대한 예산을 받을 수 있는지, 자립비는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 물어야 했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G에게 가서 다시 토끼 아줌마가 했던 말을 전했다.

다시 원점이라고...



G는, 자기 책임이 아니라며 원래 보호소와 바이써링은 협력하는 관계가 아니라 그냥 연결만 해주는 거라고 했다.



골치 아프고 난감한 마음에 고개를 떨구니 G 자기가 다시 한번 잡센터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보겠다고 했다.



도대체 나는 이사를 하기는 할 수 있는 걸까...






*표지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검색, 검색어 "Traurige Frau"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니라 2015-2018년 사이에 제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원본과 사진은 아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frechda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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