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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리와날개 May 15. 2021

생애 첫 임대차 계약을 독일에서

드디어 우리 집이 생기다!

2015 8 11 화요일 오전 10.

임대차계약서에 사인을 하기로 했다.



늦지 않게 일찌감치 도착해 회사 근처에서 빵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안고 들어간 사무실.

담당자가 잠깐 복사를 하러 간 사이 사무실 사진을 찍었다.





이도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는지 유모차에  앉아있고 나와서 의자로 기어올라갔다.

자기도 뭔가 느낌이 오나보다.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는 걸!



아아아... 떨린다!






이게 바로 계약 서랜다.

계약서에 사인하러 오라고 해서 한 장인 줄 알았는데, 책처럼 두껍다.



나이 삼십을 헛먹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하긴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주택임대차 계약이다.

그것도 내 나라도 아닌 독일 땅에서.



저 두꺼운 계약서를 사인하기 몇 분 전에 정독하고 이해할.. 리가 전혀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 간 궁금한 사항들을 사인 전에 싹 물어보았다.



1. 나중에 다른 집으로 이사 갈 때 내가 직접 깐 바닥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내가 뜯어간다 (내가 이사를 나갈 때까지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도 뜯어가야 한다)

다음 세입자에게 판다.


  가지 Möglichkeit(가능성) 있다. 중요한 것은, 바닥재는 회사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2. 그럼 내가 설치한 주방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내가 뜯어간다 (내가 이사를 나갈 때까지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도 뜯어가야 한다)

다음 세입자에게 판다.



3. 벽에 페인트칠이나 벽지를 새로 하면 이사 갈 때 원상 복귀시켜야 하나?


- No. 전혀 상관없다. 검은색을 제외한 빨강, 노랑, 파랑, 오렌지색 뭐든지 가능하다.



4. 임대인이 정확히 누구이며, 집에 문제가 생기면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가?


- 회사 자체가 임대계약 당사자이며, 서비스팀이 따로 있으니  9  누구에게라도 연락을 하면 된다. (그러면서 서비스팀 9 사진과 연락처가 담긴 종이  장을 주었다.)



5. 인터넷은 공용인가, 따로 신청해야 하는가?


- 데스크에 물어보면 된다



6. 망치질이나 드릴링은?


- 개수 제한 없이 마음껏. 원상 복귀할 필요 없음.



7. 전입신고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 열쇠를 넘겨받는 8월 12일 자부터 가능.



8. 그 밖에 알아둬야 할 사항은?


매달 5일이 집세가 빠져나가는 날이므로 계좌에 잔액이 충분한지 늘 조심할 것.

일단 9월 5일에 처음으로 8월 후반기 보름치 월세와 9월 한 달 월세가 같이 빠져나갈 것이니 꼭 확인할 것.

보증금 1,500유로는 이사 가는 날짜부터 이듬해 말일 + 6개월 뒤에 돌려받을 수 있음. 예를 들어, 2015/06/30에 계약이 끝나면, 이듬해 말일인 2016/12/31 + 6개월 = 2017/06/30에 돌려받을 수 있음.



엥? 무슨 보증금을 빨라도 1년 반 뒤에나 돌려받는 단 말인가?

이상하지만 그렇단다.



그래서 이사를 가게 되면 이쪽 보증금을 못 가져가니 다음 집으로 이사 갈 때 보증금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 회사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2  보증금이 자동으로 넘어가니 신경  필요 없다고 했다.



이 부분이 이상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집 계약을 안 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나는 계약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럴 테니.



지금 적으면서 보니 조금 마음에 걸린다.

월요일에 가서 한번 더 확인을 해봐야겠다. 괜찮은 건지...;;;









아무튼, 여러 장의 서류에 사인을 하고, 인터넷 신청서도 받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많은 길가라서 꾹꾹 참았다가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나는  둘이서 마구마구 소리를 질렀다!

기쁨의 함성을~~~ㅎㅎㅎ



내가 얼마나 좋아했냐면...

아래 이의 얼굴 표정을 보면 된다.ㅋㅋㅋ






기쁘고 좋아서 덩실덩실 춤추는 엄마의 모습은 이를 이렇게나 크게 웃게 만든다.

정말 너무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소원하던 우리 집이 이렇게 빨리 생기다니.

어서 빨리 열쇠도 받고, 새집 청소도 하고, 이사도 하고 싶었다.



너무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표지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검색, 검색어 "Traurige Frau"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니라 2015-2018년 사이에 제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원본과 사진은 아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frechda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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