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장은 어느덧 갑자기 찾아온 봄과 같다. 신체적 성장은 그나마 수치화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아이 안에서 벌어지는 성장은 슬금슬금 자라고 자라다 발현되어 나에게까지 발견되기도 한다.
태어나자마자 코로나를 맞은 아이는 이제껏 만나는 사람도 제한적이었고 아직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언어 발달이 늦을까 걱정이었는데 티브이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오히려 여느 어른들-엄마 아빠-보다도 유려한 어휘를 뽐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아이에게도 복병이 있었으니 그건 노래였다. 아직 글을 읽을 수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주어지지 않았기에 노래를 듣는 것은 그저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따라 할 뿐이었다. 동요나 어린이 콘텐츠 정도만 해도 아이가 곧잘 따라 할 수 있었지만 어른들의 노래는 신나지만 뜻은 알 수 없고 그럼에도 신나니까 따라 해보고 싶은 그 어떤 것이 되었나 보다. 노래를 다 따라 부를 수 없는 아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는 것을 택했다.
첫 번째 곡
(……)빼 (……)게 (……)쫌
이 노래는 아빠의 최애곡인 ITZY의 <Wannabe> 다.
원래 가사는
잔소리는 Stop it 알아서 할게
내가 뭐가 되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으니 강약만 살리는 것으로 여흥을 살린다.
두 번째 곡
튼튼해~ 튼튼해 ~ 튼튼 튼튼
이 노래는 oh my girl의 <Dun Dun Dance>다.
던던 댄스가 튼튼해로 바뀌는 매직. 뭐가 됐든 즐거우면 됐지. 덕분에 엄마는 이 즐거운 <튼튼 댄스>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노랫말처럼 아이의 하루는 오늘도 튼튼하고 즐겁고 재밌다. 나중에는 이 <튼튼 댄스> 대신 진짜 <던던 댄스>를 듣게 되겠지만 그때까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이 <튼튼 댄스>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덧.
‘치키치키차카차카 초코초코초’는
‘치킨 줘 초코 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