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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후 새롭게 시작한 것

by 애지

유튜브, 블로그
남편의 권고사직 후 남편이 새롭게 시작한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유튜브는 퇴사 후 거의 바로 시작해서 현재 3천 명 이상의 구독자가 생겼습니다. 유튜브 수익화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 업로드를 이어가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본인이 일했던 분야 관련해서 최신 내용을 올리고 있는데요. 남편 관점에서의 의견도 덧붙이면 더욱 내용이 풍성해질 거 같다고 피드백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외 독서도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기존에도 책을 읽기는 했지만 퇴사 후 책 읽는 습관이 더욱 자리 잡은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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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최근에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러닝을 시작한 것입니다. 회사 다닐 때 다니던 크로스핏 등록 기간이 끝나서 경제적 이유로 재등록을 하지 않았는데요. 저는 그런 남편에게 러닝을 추천했습니다.


결혼 전부터도 운동을 좋아하고 즐겨하던 남편과 저였는데요. 남편은 유독 러닝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크로스핏, 헬스, 농구 같은 운동을 주로 즐겼어요. 임신 전부터 일주일에 3,4회 꾸준히 러닝을 하던 저는 항상 남편이 러닝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러닝을 하다 보면 체력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행복과 만족감이 컸기 때문에 그런 기분을 남편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크로스핏이 끝나고 하루 이틀이 지났을 때 남편에게 말했어요. "여보, 러닝 해봐요! 안 해보던 일도 해보고 새로운 경험도 하다 보면 관점도 넓어지고 여보의 세상도 더 커질 거예요! 임신 후에 저녁식사하고 바로 쉬면 소화가 안돼서 공원 산책 갈 건데 가는 김에 여보는 러닝 살짝 해보는 거 어때요?" 평소 남편이라면 러닝은 안 한다고 했을 테지만 제가 산책 가는 길에 같이 가 달라는 말에 흔쾌히 가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남편이 운동복을 입고 나오자마자 남편 허리에 제가 차던 러닝 벨트를 채워주고 와치까지 채워줬어요. 양말도 꺼내주고 헤어밴드도 씌워줬습니다. 러닝은 지루해서 싫다고 했던 남편의 말이 떠올라서 이어폰도 귀에 꽂아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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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러닝 풀착장이 된 남편은 러닝화를 신고 공원으로 나섰어요. 임신한 저는 공원을 산책하고 남편은 달렸습니다.


산책하는 내내 달리는 남편이 어디쯤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찾다 보면 산책하는 시간도 정말 즐거웠어요. 마치 남편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공원에 러닝 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도 우리 남편은 한눈에 척척 찾아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어요. 땀을 흘리며 달리는 남편의 모습이 정말 멋지고 제 마음이 다 뿌듯했습니다.



새로운 취미
집에 도착해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저의 산책을 함께 해준 남편에게 멋지다는 말과 엄지 척,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어요.


그리고 연습장에 9월, 10월 두 달치 달력을 손으로 그려 러닝, 독서를 체크했습니다. "여보, 딱 두 달만 해봐요. 그 뒤에도 별로 하고 싶지 않으면 그때 그만둬도 늦지 않으니까요!" 시큰둥한 표정의 남편이었지만 다음 날도 러닝 후 표시를 하는 남편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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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자기계발 책을 좋아하는 저는 책에서 습득한 내용을 남편에게 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남편은 습득력이 뛰어나서 제가 전하는 자기계발의 내용을 한 번만 말해도 쏙쏙 이해하고 받아들여 본인에게 적용해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습니다. 러닝은 그런 상호작용이 빛을 발한 결과였어요.

일주일 정도 했을 때는 제가 산책을 가지 않아도 남편 혼자 러닝을 하고 왔습니다. 남편의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지고 있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참 좋았어요.

얼마 전 유퀴즈에 나온 선우용녀 배우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인생에서 최고는 건강이에요. 아무리 돈 많고 성공해도 나이 들어서 골골대면 소용없어요. 80살 되고 90살 됐을 때, 건강한 사람이 최고 성공한 거예요."


남편과 90살, 100살까지 러닝 등 각종 운동을 함께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지낼 생각을 하니 행복했어요. 나중에 우리 호두가 태어나면 남편과 저, 호두까지 함께 러닝 할 생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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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남편은 새로운 활동을 많이 시작했습니다. 퇴사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에요.


지금하고 있는 일들이 씨앗이 되어 어떤 방식으로든 남편의 미래에 멋지게 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키지 않아 하는 일이었지만 용기 내어 도전해 준 남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보, 정말 멋져요!
아주 잘하고 있어요.

우리 함께 계속
앞으로 잘 나아가 봐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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