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남편은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세 명 정도의 친구들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그 중 한 친구가 고민 스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회사에서 곧 권고사직을 할 것 같다고요. 최근 어려워진 회사 탓이었습니다. 이미 권고사직한 남편에게 친구는 물었습니다. 괜찮냐고.
남편은 대답했습니다.
잘 살 수 있다고. 괜찮다고.
#퇴사해도 괜찮아
6개월 전 남편의 권고사직을 처음 들은 날이 생각났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에 너무 놀라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건지 눈앞이 깜깜했었어요.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남편은 너무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자발적으로는 퇴사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하늘에서 도와준 덕분에 권고사직으로라도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해서 10년을 넘게 회사를 다녔습니다. 그렇기에 회사가 전부라고 생각햇었습니다. 하지만 퇴사 후 마주한 세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더 크고 넓은 세상에는 다양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회사라는 작은 세상 속에서 그게 다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퇴사 후 6개월 동안 새로운 일에 시도했습니다. 특유의 장점인 성실함과 꾸준함을 발휘해 본인만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회사일만 했던 남편이 혼자 방향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실행해 본 경험은 앞으로 무엇을 하든 큰 자양분이 될 것 입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다양한 측면으로 한 걸음씩 성장을 이루고 있을 것 입니다.
# 변화하는 시대
요즘 40대의 트렌드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세시대라는 배경과 평생직장 개념의 소멸이라는 사회적 배경 때문입니다. 정말 공감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 노력하면서도, 자기계발의 방향은 타인과의 경쟁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만의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음을 의미합니다. 한국 교육 특성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틈 없이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해왔을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거에요.
# 권고사직? 오히려 좋아!
40대. 잠시 쉴 틈이 생겼다면 본인에게 집중해 보세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뭘 할 때 행복함을 느끼는지. 잘 모르겠다면 이것저것 시도해 보세요. 조급해 할 필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집요함이 생기고 집요하게 하다보면 길이 보일 것 입니다.
# 주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 남편
남편 주변 친구 중에서도 권고사직 앞에 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은 난생 처음겪은 변화의 두려움 앞에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습니다.
남편은 그런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괜찮다고. 별 일 아니라고.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때라고 말입니다.
저 역시 남편의 행보를 보며 새로운 삶에 대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두 달 후면 10년 넘게 일한 직장을 떠나 처음으로 육아휴직으로 1년 3개월 동안 쉬게 될 예정입니다. 매일 아침 회사에 나가 하루종일 일하고 꼬박꼬박 월급을 받아오던 생활을 14년 동안 해왔는데요. 하루 아침에 집에서 아기와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런 새로운 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우려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을 보면서 저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운동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좌절하고 계신가요.
분명,
지금이 더 큰 기회가 오기 위한
시간이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