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마치며
예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평범하다고 하면 참 싫었지만,
난 어느 순간 그냥 평범해지고 싶었었다.
평범한 게 가장 일반적이고 모나지 않고 안전하니까.
그런데 또 나는 그 평범함 속에 갇혀 어느 순간 답답해졌다.
그리고 만약 내가 여기서 생을 마감한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라는 질문에,
나는 좀 더 다양한 것을 해보지 못하고 모험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만 같았다.
그래, 한 번 사는 인생, 좀 색다른 경험 해봐도 되지 않을까?
사실 '나는 내가 먹어봐야 알겠어'를 연재하면서
마음 같아서는 정말 모든 것을 기록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글을 쓰기 위해선 끊임없는 생각의 과정이 필요했고,
또 이왕 쓰는 거 잘 쓰고 싶었기 때문에 글을 다듬는 시간도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분량이 적고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를 하는 것도 같지만
이렇게 오늘로써 나의 이번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려고 한다.
"나 주제에 무슨 글을 연재해."
내가 처음 브런치북 연재를 고민했을 때 들었던 솔직한 생각이다.
나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저 방황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평범한 여자 사람일 뿐인데.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도 처음에는 다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누구나 시작은 서툴 수 있고 화려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시기가 돌이켜보면 나를 빛나게 만들어준 시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특별하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 있어서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자격이 있다.
그렇게 해서 용기를 내게 되었다.
브런치북의 제목을 보신 분들은 아마,
"그래서 먹어보니 어때? 뭘 좀 알겠어? "라고 물으실 것 같다.
비록 약 반년 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내가 먹어본 결과,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계속 맛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너무 시시한가?
그렇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엄청난 깨달음이었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었다.
나는 그 간 인생은,
여러 갈래의 길들이 있고 그 끝에는 무언가 성공이라는 깃발이 꽂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깃발을 향해 가는 길도 구불구불한 길이 있고 비교적 평평한 길이 있는데,
나는 최대한 평평하고 안전한 길을 통해 깃발을 향해 가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떠면 그 길 자체가 인생일 수도 있다고.
깃발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그 길을 반드시 존재하니까.
그리고 그 길이 험난하더라도 같이 걸어가며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내가 힘들면 중간중간 쉬어갈 수도 있고,
그냥 최대한 재밌고 즐겁게, 그리고 내가 후회하지 않게 그 길을 걸어가면 된다고.
그래서 나는 마지막은 이 말로 끝내고 싶다.
내가 먹은 게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충분히 맛있게 먹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P.S. 지금까지 제 글을 봐주시고 좋아요도 눌러주신 모든 불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더 좋은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