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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LOG Nov 01. 2020

탄자니아 여행 끝, 한국에 돌아오다

12월 28일
한국으로 돌아오다
떠나기 바로 직전, 우리의 모습

비행기 타고 돌아오는 길, 휴대폰 사진첩을 열어, 환히 웃는 우리의 옛 모습들을 찾아보았다. 얼굴과 몸이 지치고 다친, 지금의 우리 모습과는 많이  대조되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당신의 모습과 내 모습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우리가 함께 걷고 경험한 아프리카라는 새로운 곳에서의 추억 때문이겠지.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탄자니아 로컬 맥주들 (왼쪽부터 사파리 / 킬리만자로 / 세렝게티)


사람들은 말했다. 정말 극한 곳에 함께 여행했을 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우리도 그걸 100번도 넘게 느낀 여정이었다. 산에 오르는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할뿐더러, 극한 환경에서의 서로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이 사람의 흙이 묻은 얼굴과 다 터져버린 빨간 화상 자국마저 아름답고 소중한 걸 보니, 이 내 어떤 말로 더 표현할 수 있으리. 그 역시 나의 터지고 빵빵해진 얼굴에도 예뻐해 주고, 더 많이 안아주는 그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함을 느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 단일 산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5895m 정상에 올랐으니, 2020년 우리는 어떤 일도 다 이뤄낼 수 있을 거야. 25살이 지나가기 전에, 킬리만자로산 정상의 빙하를 보고 싶다는 나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함께 가주겠다며, 손을 내밀어준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애정을 전한다.


12월 29일
마침내 한국 도착
힘들어도 함께라서 행복했던 우리의 킬리만자로 여정 / 지금 나의 휴대폰 배경화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우리의 아프리카 여행이 그렇게 끝이 났다. 돌아와서 보니 아주 많은 것들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얼굴은 전체 일광화상에, 여기저기 물리고 다친 상처들. 얼굴과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3일이 지난 얼굴 - 이만큼 일광화상이 무섭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삶의 교훈을, 우리는 산에 오르는 동안 여러모로 배울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나는 그 배움이 지금 나의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값진 배움이 될 거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나는 이런 나를 지극히 '경험주의자'라고 표현하고 싶다.

좋은 걸 가지고, 먹는 것보다는, 아주 새로운 경험에 매몰되어 그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 그리고 그 경험이 나라는 사람 가득히 체화되어, 매력으로 뿜을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경험주의자이다.


앞으로 나는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어떤 경험을 하며, 그 경험을 어떤 가치 있는 이야기로 전할 수 있을까? 그 새로운 경험들이 몸에 배어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아프리카 여행 중 만난 수많은 멋진 이들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경험주의자는, 또 다른 경험을 찾아 매일이 여행하듯 살아갑니다.



킬리만자로 트래킹 전일정을 휴대폰으로 간단히 편집하여
25분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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