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5일
모처럼의 주말 아침, 자전거 좀 타고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서킷브레이커 기간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해변을 달리는 일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이곳의 모든 벤치가 막아져 있었고, 온통 거리두기 표시판이 해변을 둘렀다.
달리다 보니 어여쁜 풍경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다 어디선가 들리는 스웨덴어-
인라인을 타는 꼬마 아이였다
문득 핀란드에서의 6개월이 떠올랐다
나 지금 아주 더운 나라에 있는데,
아주 추운 나라에 있기도 했었구나
나의 이 시간들이 신기해졌다
이곳의 덥고 습함이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겐 차라리 더위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저 출렁이는 해변을 보고 있자면, 나의 세상이 작지만은 않구나를 다시금 읽는다
푸르름을 눈 한 가득 넣었을 때의 이 시원함이 오래오래 그리워질 테다
나는 또 가까운 미래에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그러나 한국은 아닌, 어느 곳에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세상과 환경에 계속 머무를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임을 잊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