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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진 Apr 07. 2020

레터스 투 줄리엣_베로나, 이탈리아

나의 비단길 이야기-42

#147 오래된 숨은 그림 찾기


 이탈리아 북부는 밀라노, 토리노, 베네치아, 베르가모 등 유명한 도시들이 많이 몰려있다. 나는 그중 몇 군데를 골랐다. 프랑스로 가기 전 들를 곳을 라벤나, 베로나, 토리노 이 세 곳으로 추렸다. 피렌체에서 라벤나로 바로 가는 기차가 없어서 볼로냐에서 열차를 갈아탔다. 로마 제국 말기 잠깐 수도의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중요한 도시였던 이곳은 그 당시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비잔틴 제국 시기 건설된 성당과 무덤은 내가 좋아하는 모자이크화가 잘 보존되어있어 꼭 실제로 보고 싶었다.


산 비탈레 성당

 

 유적지를 보기 위해 여행지에 온 것도 오랜만이다. 산 비탈레 성당 앞 티켓 오피스에서 통합권을 끊었다. 통합권은 10유로, 뒤늦게 국제 학생증을 내밀었더니 1.5유로를 돌려줬다. 5개의 유적을 들어갈 수 있는 티켓에는 동그라미 다섯 개가 그려져 있고, 한 곳을 들어갈 때마다 펀치로 구멍을 내준다. 찰칵, 펀치가 첫 번째 구멍을 뚫자 남은 네 군데에도 모두 구멍을 내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산 비탈레 성당 안으로 들어가 목이 아프도록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종교화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건이나 일상생활까지 다양한 주제가 모자이크로 표현되어 있었다. 복원을 한 건지 빨강 노랑 초록 색깔이 너무 선명해 눈 앞이 어지러웠다.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모자이크화임에도 중세 미술 특유의 딱딱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궁전에서 봤던 돌고래 벽화가 떠올랐다. 그 돌고래들은 부드러운 등을 뽐내며 수천 년을 회벽 위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1500년 전 그려진 이 그림들도 배경의 초록색 때문인지 아직 신선해 보였다. 그림들이 마음에 들어서 기념품 샵에서 엽서를 샀다. 엽서에는 내가 못 봤던 그림들도 있었다. 다시 성당으로 돌아가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내가 놓쳤던 그림들을 다시 찾아봤다.  


 

 그렇게 천장을 훑으며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 네오니안 세례당, 라벤나 두오모를 돌았다. 내 주머니 속 티켓에 찰칵, 찰칵 연달아 구멍이 뚫렸다. 마치 게임 퀘스트를 깨는 것 같았다. 다행히 유적지들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적당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어느덧 해가 넘어가고, 마감 시간 전에 마지막 장소인 산타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으로 들어가기 위해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육중한 문을 열고 메인 홀로 들어서자, 나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세계사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홀이 이곳이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것 같다. 비잔틴 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가 이탈리아를 재정복 한 이후 봉헌한 이 성당은 콘스탄티노플이 서로마의 옛 땅을 되찾았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남녀 신하가 홀의 좌우로 도열한 기다란 모자이크화는 교회보다는 왕궁에 더 어울리는 듯 웅장했다.   



#148 우여곡절 끝 베로나


 베로나로 가기 위해서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볼로냐까지 레지오날레 기차를 타고 간 다음 베로나행으로 갈아타야 했다. 지선 열차 편이 많은 이탈리아에서 기차 환승은 이제 익숙했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 게 꼬였다. 라벤나발 기차에서 내려 내가 탈 기차를 전광판에서 찾았다. 트랜이탈리아의 2시 발 베로나행 기차는 캔슬. 

 "다음 기차는 4시에 있는데, 그걸 타세요."

 나는 2시간을 기다렸지만 이어지는 기차도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붉은색 '캔슬'마크가 전광판에 찍혔다. 어이가 없어진 나는 다시 사무실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기차를 탈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들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마음을 다스리는 커피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앞에 나와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베로나로 가는 일부 구간의 선로에 문제가 있어서 그 구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네요. 일단 다시 편성한 기차 편으로 이동하다가 문제 구간은 버스로 통과한 다음 다시 기차에 타라네요.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해 있던 내게 옆에 서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설명을 해줬다. 왜 하필 오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그것도 다 내 복이다. 어쨌든 다른 대안은 없으니. 나는 직원들의 인솔을 따라 기차에 올랐다. 


 승객 숫자를 잘 못 파악했는지 기차 회사에서 준비한 버스는 탈 자리가 부족했다. 억지로 사람들을 끼워서 태우다 보니 버스는 초만원이 되었고, 앞뒤로 배낭을 짊어진 나는 민폐덩어리가 된 기분이었다. 퇴근 시간처럼 끼이는 버스 안에서 나는 꼼짝 않고 서 있어야 했다. 그렇게 시계만 보다 베로나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긴 9시. 거리로만 따지면 얼마 안 되는 거리를 하루 종일 걸려서 왔다. 짜증보다는 피곤함이 몰려왔다. 슬쩍 무임승차로 호스텔 앞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승객은 몇 명 없었지만 돈을 내든 말든 기사 아저씨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았다. 


#149 베로나의 이승우


 "한국인이신가 봐요?"

 아침을 먹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앞 침대를 쓰는 친구가 말을 걸었다. 그는 내 배낭에 박힌 태극기를 가리켰다. 그와 간단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알고 보니 창선이는 나와 동갑 친구였다. 심지어 같은 도시, 같은 대학교까지. 

 "오, 모바일공학과라고? 니 그럼 성엽이 아나?"

 우리는 고향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워졌다.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창선이와는 빨리 친해졌다. 

 "그럼 오늘은 뭐 할 건데?"

 "난 그저께 베로나에 와서 오늘 오후에 밀라노로 넘어가거든. AC밀란 경기 티켓을 예약해놔서."

 오랜만에 같이 다닐 동행을 만났나 싶었는데 오늘 바로 떠난다니, 아쉬웠다. 어쩔 수 없이 창선이의 기차 시간 전까지만 같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베로나는 우리에게 이승우 선수 때문에 꽤 익숙한 이름이다. 그가 뛰는 헬라스 베로나의 홈 경기장을 보러 갔다. 2부 리그인 세리에 B에 있는 팀이라 그런지 경기장은 휑했다. 내가 응원하는 대구 FC의 홈구장보다 허전했다. 한참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보통 프로축구팀의 홈구장에 가면 있는 걸개나 포스터 등이 하나도 없었다. 실망한 우리는 경기장 주변을 서성였다. 주차장에 있던 우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갔다. 펜스 너머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혹시 이승우 선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웃거리며 훈련장 내부를 훔쳐봤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인지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김이 빠졌다. 근처 카페에 들어가 맥주와 커피, 케이크를 나눠먹었다. 창선이도 나처럼 1년 휴학을 하고 여행을 나왔다는데, 아직 아프리카와 남미를 포함하는 여행 일정이 5달 남았다는 그의 말이 아찔하게 들렸다. 나는 2달 뒤에는 집에 간다며 웃어주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에는 집 생각이 많이 난다.

 "수고하고, 나중에 우리 다 여행 끝나면 대구에서 한번 보자."

 "그래 그러자. 잘 지내!" 


 창선이를 보내고 지도를 보며 공원을 찾았다. 벤치에 편히 앉아 책을 읽었다.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다른 벤치에 무리 지어 앉아서 내 쪽을 흘끔 대며 수군거리는 게 느껴졌다. 저런 시선쯤은 이제 무시해야겠지, 그쪽으로 신경이 쓰이는 것을 애써 책으로 돌리며 생각했다. 하지만 갑자기 몇 명이 내 쪽으로 다가와 책에서 눈을 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내 앞에서 빠르게 이탈리아어를 쏟아냈다. 뭔가를 말하고 싶은 눈치였는데, 번역기를 써야 했다. 번역이 되어 나온 어눌한 문장을 본 순간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내가 헬라스 베로나의 이승우 선수인 줄 알고 사인과 사진을 요청한 것. 

 "Sorry I'm not a football player. But even if I'm not Seung woo Lee, still I can take a photo with you if you want"

(미안한데 난 축구 선수는 아니야. 내가 이승우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진 찍고 싶으면 같이 찍어줄 수 있어)

 그들은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갸우뚱거리다 '포토' 한 글자를 듣고 휴대폰을 가리켰다.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곤 그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 

  

#150 비 오는 사랑의 도시


 베로나에서 카우치서핑을 통해 알게 된 줄리아. 오늘은 시내를 구경시켜준다는 그녀를 따라나섰다. 

 "혹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Juliet) 봤어? 여기가 촬영지거든, 베로나에서는 줄리엣이 제일 유명해."

 나는 곰곰이 그 영화를 떠올렸다. 고등학생 때 친구의 PMP로 돌려봤던 기억이 났다. 영화는 '줄리엣의 집'에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오래된 편지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줄리엣의 집으로 들어섰다. 이곳에는 그리 특별할 게 없는데도 줄리엣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줄리엣의 동상 앞에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동상의 오른쪽 가슴을 만지며 사진을 찍었다. 

 "오른쪽 가슴을 만지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대."

 "그래? 너는 많이 만졌겠네, 그래서 좀 효과가 있어?"

 "..."

 "그럼 굳이 안 만져도 되겠다. 줄까지 서야 하잖아."

 줄리엣의 동상 옆에는 '줄리엣의 테라스'라고 이름 붙여진 테라스도 있다. 보통 여자가 테라스에 올라가 포즈를 잡으면 남자가 밑에서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어줬다. 그래서인지 테라스 뒤로는 여자들의 줄이, 그 밑에는 남자들의 줄이 만들어져 왠지 우스웠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점점 비가 내리는 날이 잦아졌다. 나는 비 오는 날을 싫어한다. 건조한 날씨가 좋지만 굳이 여름과 겨울 중 하나만 건조해야 한다면 그나마 겨울에 비가 안 오는 편이 낫다. 추운 날에 비까지 오는 건 최악이다. 하지만 유럽은 그렇다. 오전부터 흐리더니 비가 흩날리듯 떨어졌다. 우리는 우산이 없어서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베로나 시내를 계속 걸었다. 줄리아는 비가 올 것을 예상했는지 팀버랜드 6인치 부츠를 신고 왔다. 본격적으로 비가 오자 그녀는 후드를 덮어썼다. 후드가 없는 나는 가랑비에 머리가 점점 젖는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줄리아와 함께 헬라스 베로나의 티켓 오피스로 갔다. 우리는 오늘 밤에 있을 페루자와 베로나의 세리에 B 경기를 볼 예정이었다. 일반석 티켓값은 12유로, 다른 유럽 축구리그의 티켓 가격과 견주면 헐값이다. 

 "죄송하지만 킥오프 1시간 전에는 표를 안 팔아요."

 일부러 경기 시간에 맞춰서 경기장으로 갔지만, 티켓 오피스의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줄리아도 축구 경기를 보러 온 것은 처음이라 몰랐다며 오히려 내게 미안해했다. 혹시 이승우 선수가 나올까 싶어서 꼭 보고 싶었는데, 맥이 빠졌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로는 이날 이승우 선수는 안 나왔고, 베로나도 페루자에게 두 골을 먹고 패배했다.  


#151 베로나에 갇히다


 베로나에서 축구를 보는 것이 내 목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미련 없이 이곳을 떠나 다음 도시인 토리노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늑장을 부리다 확인한 기차표는 모두 매진이었다. 어쩔 수 없이 하루를 더 있어야 하나, 체크아웃 대신 하루 연장이 가능한지 호스텔 프런트에게 물었다. 

 "죄송한데 오늘부터 풀 부킹이라 연장은 힘들 것 같아요."

 뜻밖의 대답에 나는 미간을 긁적였다. 급하게 다른 호스텔을 검색했다. 하지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베로나 시내의 모든 호스텔과 싼 호텔은 만실이었다. 베로나는 오기도 힘들었지만, 떠나는 것도 쉽지 않다. 


 줄리아에게 하소연했더니 그녀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자기 집 근처의 호텔을 추천해줬다. 다행히 시내에서 묵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이따가 체크아웃하면 말해줘, 내가 시내로 데리러 갈게. 그리고 호텔에 체크인하고 밤에는 내 친구들이랑 놀자. 이왕 하루 더 있게 됐는데 재밌게 보내야지 않겠어?"

 줄리아의 이유 없는 친절에 나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호스텔 로비에서 그녀를 기다렸고, 곧 구원자처럼 줄리아가 나를 찾으러 왔다. 그녀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호텔 사쏘(Hotel Sasso).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모텔 같은 곳이라 그런지 적막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샤이닝(The Shining) 속 귀신이 나오는 오버룩 호텔이 생각났다. 미심쩍은 마음에 체크인을 하며 프런트 데스크의 열쇠함을 슬쩍 훑었다. 걸린 열쇠가 거의 없는 것으로 봐서는 빈 객실은 별로 없는 듯한데 호텔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듯 고요했다. 



 "줄리아 여기 좀 분위기가 이상한데? 약간 으스스해. 너도 한 번 들어가 봐."

 주차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줄리아에게 달려가 분위기를 전했다. 잠깐 들어갔다 오더니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운전석에 앉았다. 

 "뭘, 그냥 모텔인데."

 스스로 겁이 많은 건 알지만 그녀의 반응에 조금 부끄러웠다. 우리는 차를 타고 그녀의 친구들을 픽업했다. 모로코 이민자 출신의 사파와 베네치아에서 공부한다는 레이첼. 검정 곱슬머리를 길게 기른 레이첼은 뒷자리에 앉아 쉴새없이 말을 했다. 이야기를 들어주던 그녀의 친구들도 '특이한 친구'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우리는 줄리아가 운전하는 작은 피아트에 끼이듯 나눠 타고 베로나 시내로 향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노란 조명이 밝혀진 강변으로 맥주를 사들고 갔다. 

 "아, 젠장. 나 엉덩이가 다 젖었어."
 낮에 내린 이슬비 때문에 축축이 젖어있던 벤치에 털썩 앉은 레이첼은 욕을 하며 일어났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강변의 평평한 돌을 찾아 앉았다. 우리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나눴다. 미래, 대학교, 여행, 아시아, 술, 사랑, 피자. 

 "줄리아는 아시아에 가는 게 꿈이야. 쟤 옆구리에 문신도 아시아 스타일로 했잖아."

 레이첼은 고자질을 하듯 나에게 말했다. 

 "아시아 스타일 문신? 뭐길래 아시아 스타일이야, 붓다나 용이라도 새겼나?"

 줄리아는 티셔츠를 걷어 옆구리의 커다란 잉어 문신을 보여줬다. 커다란 비늘이 하나하나 표현된 잉어는 옆구리를 따라 꽃의 파도와 함께 펄쩍 뛰어오르려 하고 있었다. 

 "봐봐, 얘도 장난 아니라고 했잖아, 우리 모범생."

 사파와 레이첼은 줄리아를 놀리며 깔깔 웃었다.


 유럽의 안 좋은 점은 밤에 술을 더 마시고 싶어도 살 곳이 없다는 것. 우리는 몇 군데를 돌았지만 이미 셔터는 차갑게 내려가 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차에 올랐다. 

 "야, 너 음주운전 아니야?"

 "아니야. 일부러 맥주 한 병 밖에 안 마셨잖아. 괜찮으니까 타. 아니면 집에 어떻게 가게?"

 우리는 그녀의 말에 따라 차례로 차에 올랐다.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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