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말라 물! 당장 물이 필요해”
“간지러워”
“책! 책 볼 거야”
“옷이 마음에 안 들어”
“안아줘! 무서워”
“잠이 안 와”
“노래 불러줘”
“얘기해줘”
이 소리는 매일 밤 잠들지 못하는 아이의 한 시간 동안의 루틴이다. 유독 요즘에는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손을 잡아주고 노래도 부르고 토닥여봐도 몸을 일으켜야 하는 주문이 생길 때마다 한 단계 한 단계 샤우팅 게이지가 올라간다. 온갖 시중을 들다가 결국 마지막을 참지 못하고
“빨리 안자!” 큰소리를 내고야 만다.
오늘 있었던 재미있었던 일, 속상했던 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감사기도를 하고 뺨을 비비고 자는 아름다운 밤은 오지 않는 걸까. 자는 모습은 또 왜 이리 예쁜 건지. 오늘도 미안함으로 나의 시간이 시작된다.
아기는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라던데 루아는 조리원부터 잠 안 자고 목소리 큰 아기로 유명했다. 조리해주시는 이모님도 어떻게 아기가 잠깐 졸고 잠을 안 자냐면서 퇴근하실 때 안쓰러운 눈빛으로
“애기 엄마 힘들어 어떡해.” 하며 도망치듯 떠나셨다.
돌이켜보면 힘든 기억이지만 나를 가장 괴롭혔던 건 불안이었다. 곤히 잠들면 숨은 쉬는 건지 몇 분마다 루아 가슴에 손을 대보고 설거지하다가도 중단 중간 확인할 정도로 작은 아기가 어떻게라도 되면 어쩌니 온 신경이 쓰였다. 살 수가 없어 그즈음 약을 찾듯 육아서나 책을 찾았던 것 같다.
그때 만난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아이가 점점 크면서 만나는 불안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말. 잠깐이건 오래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날 거고. 아기도 나도 한 발씩 용기를 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했다.
그래 자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엄마를 부리는 게 대수냐. 열 안나는 거에 감사하는 거지. 밤에 무서운 꿈을 꿔서 새벽에 울면 엄마가 꼭 안아줄게. 우리 단단하게 크는 이 과정을 함께 헤쳐가면서 다정하고 멋있는 여성으로 잘 자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