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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gooni Mar 23. 2023

이.제.왜.요? MZ3요

비효율과 비합리에 맞서다

최근 MZ세대에 관한 이슈가 주춤하는 듯싶더니 3요로 다시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3요'에 임원도 떤다'와 같은 기사가 게재되고 얼마 전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란 TV 프로그램에서는 3요 주의보의 3요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내기도 했다.  


기사에 따르면 3요란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의미하며,  


이걸요? 는 지시받은 업무의 정확한 내용과 목적에 대한 설명요구

제가요? 는 많은 임직원 중 해당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이 왜 자신인지에 대한 설명 요구

왜요? 는 해당업무를 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 기대효과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까라면 까던 시대에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배운 기성세대들은 이런 질문을 하는 MZ세대에게

굳이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야 하냐라며 답답해하거나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기성세대들이 답답하거나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MZ세대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연 이것이 옳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MZ세대의 윗세대들이 일을 배울 때에는 상사가 시키면 무조건 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이후 내용은 MZ세대 윗세대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이 주제에 대해 MZ세대와 생각이 많이 다른 일부 기성세대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물어보면 안 되는 줄 알았고,

무슨 일인지 모르던 것도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을 말하며 고생해서 배운 것만이 진정한 경험과 지식이 되는 것으로 몰아갔다.  


자신의 일이 아니어도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며 동지애를 내세워 남의 일을 대신해주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열심히 하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다 같이 함께 일하며 좋은 성과들도 많이 만들어냈지만,

이렇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업무를 할당받는 사람들에게 업무의 목적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업무의 목적을 모른 채 일을 시작하고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의 목적을 파악하기도 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일이 다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업무의 목적을 몰라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어차피 시키는 것만 하면 됐기 때문에 업무의 목적을 굳이 알필요도 없었다.


업무의 목적은 일을 끝내는 데 있었다.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른 채 기계처럼 쳐내기 바빴다.  


궁금증을 갖는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했으며, 궁금해한다고 해서 물어볼 곳도 없고, 물어본다고 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물어봤을 때 쓸데없는 걸 물어본다고 욕만 안 먹으면 다행이었다.   


어차피 일이 남아있으면 그 누구도 퇴근을 할 수 없기에 일을 누가 하는지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으리라.


상사가 퇴근해야 부하직원들이 퇴근을 할 수 있다 보니 자신의 일이 다 끝났더라도 상사가 빨리 일을 끝내기를 바랐다.


퇴근시간이 얼마나 지나든 상관없이 상사가 일을 하고 있으면 곧 나에게도 일이 올 것은 당연했다.  


상사가 일하면 부하직원들은 당연히 상사가 끝날 때까지 모든 일손을 모아 도와야 했다.  


일손을 모아 도운다는 표현보다는 상사가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시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겠다.


상사가 퇴근해야 집에 갈 수 있으니 부하직원들은 집에 빨리 가기 위해서 상사가 더 이상 일을 시키지 않을 때까지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배경에는 유교와 군대에서 비롯된 어른 공경, 상명하복 등과 같은 문화가 큰 영향력을 끼쳤으리라 생각한다.


웃어른이 말을 하면 싫어도 해야 하고 이유를 몰라도 해야만 했다.


그 시절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 줄 알았고, 그게 최선인 줄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어떤 상사는 이런 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개인적 일을 시키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는 그 누구도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정이라고 포장하여 남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이상하지만 그 누구도 이상하다고 얘기하지 않아 비리와 비효율이 판을 쳤다.


쓸데없이 눈치를 보느라 하는 일도 없이 회사에 붙어있기도 했고, 억울하게 아랫사람들이 잘못을 대신 뒤집어쓰는 경우도 많았다.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갔지만, 그대로 그렇게 하면서 사는 것이 맞는 줄 알았다.


남들도 다 아무 소리 안 하니까 그렇게 사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랫사람은 궁금한 것이 있거나 좋은 의견이 있어도 속으로만 생각하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해야만 했다.


부당한 일을 당하고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겠지만, '그걸 말로 해야만 알아?'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그들과 말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이상했지만, 그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했기에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언급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취급을 받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은 이런 이상한 현상이 더 길게 유지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상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이상하다.


그렇게 이상한 채로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상한 것들을 눈치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도 바뀌어가고 자유민주주의도 성숙해졌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양심 있는 어른들은 잘못된 것을 먼저 고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면서 까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갔다.


용기 있는 자들이 잘못된 것을 하나씩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부정한 것, 비효율적인 것들에 대해 사람들은 집중하기 시작했다.  


업무가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눈에 보이면 효율적으로 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의견을 냈다.  


누군가는 이런 것이 거북하고 불편하다고 하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신의 할 일이 끝났으면 먼저 퇴근하고, 내 휴가를 쓰는데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볼 이유도 없다.  


이렇게 바뀐 현실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정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이런 것들은 흔히 말하는 정과는 확실히 구분 지어야만 할 비효율과 사생활 침해에 불과할 뿐이다.


누군가는 MZ세대가 당돌하고 버릇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말은 이렇게 말하는 그들이 그동안 해오며 누리던 것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라 보는 것이 합당하다.


당연히 단어 선택이 잘못되었고 불만을 표출하는 방향도 잘못되었다.  


잘못된 것을 지적한 사람이 버릇없고 당돌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MZ세대를 보며 이상하고 특이하다고 말하지만, 이상한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말하는 MZ세대는 지극히 정상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3요는 MZ세대가 요구해서 욕먹지 않기 위해 말해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원래 업무를 할당할 때 업무를 할당해 주는 사람이 먼저 고민하고 파악해서 업무를 받을 사람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이 업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업무이고, 전체 프로젝트에서 이 업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우리 팀의 역할은 무엇이고 우리 팀에서 이 업무를 어떤 관점에서 수행해야 하는지,

여러 팀원들 중에서 특정 팀원에게 이 업무를 할당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업무 진행을 완료하게 되면 우리 팀과 회사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이 업무를 하게 되면 팀원에게는 어떤 이익과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가능하다면 팀원 개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파악함으로써 팀원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업무를 스스로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이런 것들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원이 이걸요? 제가요? 왜요? 를 물어본다면, 팀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당연히 다시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팀원의 최소 3요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그 팀원이 그 업무를 하는 것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업무를 할당하는 상사가 스스로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다.


업무를 받기 전에 팀원이 이런 것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한다면,

팀원이 MZ세대라고 해서 주어진 일을 거부하거나 일을 팽개쳐 놓고 도망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주어지는 일만하는 기계가 아니다.


MZ세대도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


업무를 생각 없이 시키지 말고 MZ세대가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면 주도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MZ세대들에게

기성세대의 경험과 생각으로 뛰어난 MZ세대를 제한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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