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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iwoogi May 10. 2024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완전관해를 위한 노력

최고의 결과가 나왔네요. 완전관해!


삼중음성 유방암 수술 후 3주 만에 병원에 다녀왔다. 수술 결과 후 최종 확인과 이후의 치료 계획을 듣기 위해서였다. 암덩어리가 있던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서 그 주위의 조직 일부를 떼내어 조직검사를 했다. 그 검사 결과에서도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아야 완전관해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완전관해 판정을 받지 못하면 다시 호르몬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 후 항암이라고 부르는 그 과정은 또 다른 항암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계속된다고 했다. 

 

                  병변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관해’라고 합니다. 

               암이 치료 전에 비해 50% 이상 감소한 경우를 부분관해라 하며, 

               암이 모두 없어진 경우를 완전관해라고 합니다. 

       전관해라는 말은 현재 가능한 진단 방법으로 찾을 수 없다는 의미이지 완치라는 뜻은 아닙니다.                  완전관해에 도달하였더라도 재발의 위험성은 있습니다.

                           ----삼성병원 암센터 안내문에서 발췌----




수술 전 검사에서 암 덩어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수술 후 당일 회진에서도 림프절 전이가 없고 암세포는 보이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기 때문에 내심 좋은 소식을 기대했다. 그렇지만 방심할 수는 없었다.  


수술 후 3주 동안 희비가 계속 교차되었다.

‘수술 결과가 좋다고 했으니 최종 소식도 좋을 거야.’

‘혹시 만에 하나라도 암세포가 남아 있으면 다시 후항암을 해야 하는데, 선항암 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기운이 빠질 것 같아. 꼭 끝내고 싶다.’

'제발 더 이상 항암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희망을 가졌다가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음 졸이기를 반복했다. 기도를 하다가도 불안한 마음이 훅 지나가기도 했다. 후항암을 하는 환자들의 부작용을 보면 선항암 치료를 받는 것처럼 힘들어 보였다. 나는 더 이상 항암을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완전관해 판정을 꼭 받아야 했다. 


그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교수님을 통해 간절히 듣고 싶은 말을 들었다. 진료실에 들어가니 교수님은 환한 얼굴로 말해주었다. 

“ 최고의 결과가 나왔네요. 완전관해. 수술 결과가 아주 좋아요. 이제 방사 치료만 하면 되겠네요. 아주 좋아요.”  


완전관해다!

     

“감사합니다.” 감사의 대상은 많았다. 그저 모든 것이 감사했다. 남편과 두 손을 맞잡고 “고맙다. 감사하다. 애썼다”를 반복적으로 계속 말했다. 


아직 방사선 치료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 내가 살아갈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의지가 불타올랐다. 지금까지는 병원 의료진의 가이드에 따라 무조건 믿고 따라왔다면, 이젠 내가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현명하게 내 삶을 가이드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고, 골고루 잘 먹어야 하고,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예전처럼 밤늦게까지 힘들게 일하지 않아야 한다. 매일매일 더 행복한 일상을 살아야겠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껴줘야 한다. 그렇게 살 것이다.


완전관해를 받고 나니, 항암 하는 동안 관리했던 방법을 물어보는 환우가 있었다. 대단한 방법은 아니지만 혹여 누군가 항암을 한다면 알려주고 싶은 몇 가지가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양치하기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입안을 양치하는 일이었다. 

먼저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씻은 후 검지와 중지를 이용하여 잇몸을 마사지했다. 치아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게 잇몸 건강이라는 말을 치과에서 들은 후로 잇몸 마사지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검지와 중지를 이용하여 칫솔질하듯 잇몸을 마사지하듯 닦아준 후 엄지를 이용하여  잇몸 안쪽이나 입술 안쪽을 닦기도 했다. 


그다음 혀 클리너를 이용하여 혀를 닦아주었다. 몸의 컨디션에 따라 혀의 상태가 달랐기 때문에 매일 아침 혀의 상태를 체크하며 혀를 닦아주었다. 특히 AC항암 주사를 맞은 후 6일째부터 9일째  사이엔  다른 때와 다르게 어김없이 혀에 하얀 설태가 보이고 혀의 양끝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기간에 혀 관리를 잘해주면 더 이상 혀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고 10일째부터는 서서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다음은 치약을 묻히지 않고 칫솔질을 한다. 치와와 잇몸에 있는 세균을 없앤다는 느낌을 가볍게 해 준다.

치과에서 설명 들기로는 식후의 양치질이 아니기 때문에 치약 없이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하였다.

양치 과정이 끝나면 죽염을 이용하여 소금물 가글을 하였다. 소금물 가글액의 농도는 약국에서 사는 식염수 정도의 농도가 적당하다고 하는데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입안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은 농도를 조금 진하게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농도를 약하게 하여 사용했다. 기상 후의 소금물 가글은 목부분에 신경을 써서 가글을 했고, 식후에 하는 가글은 입안을 더 많이 해줬다.


양치가 끝나면 실온에 있는 물을 200ml 이상 마셨다. 아침에 양치를 하기 전에는 절대 물을 마시지 않았다.

의학적인 상식은 없지만 입안의 세균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식도나 위 점막에서도 좋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입안에서 깨끗한 음식물을  보내주어야  설사나 변비 없이 뱃속도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항암 하는 동안 매일 아침 양치, 소금물 가글 후 물 마시기 루틴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행했다. 때로는 몸이 힘들어서 간단히 물 양치만 하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몸이 힘든 날은 입안 상태가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날엔 바닥에 주저앉아서라도 양치질 루틴을 해냈다.


덕분에  12번의 항암주사, 수술을 끝낸 시점까지 입안의 구내염으로 힘든 적은 없었다. 구내염이 없었기 때문에 음식을 잘 먹을 수 있었던 듯하다.


많은 항암 환자들이 입안이 헐어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음식을 먹지 못하니 다른 부작용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고 하므로 잘 먹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한 설사나 변비,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도 입안에서 먼저 시작된다고 하므로 입안 관리는 꼭 해야 하는 일이다.


발 따뜻하게 관리하기


항암 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손발의 통증과 시림이었다. 한겨울에 맨발로 얼음 위에 서 있는 듯한 차갑고 시린 발, 그리고 차가운 발을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통증은 두 번 다시 느끼고 싶다. 



물족욕과 건식 족욕하기

샤워할 때마다 발이 너무 시렸고 잠시라도 따뜻한 물에 담가 주니 좋았다. 그래서 다이소에서 족욕기를 구입하여 하루에 3-4번 정도 5분씩 족욕을 해주었다. 처음엔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서 사용했으나 사용하다 보니 샤워기의  온도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했다. 다이소의 족욕기가 플라스틱이라서 좋지 않다고 하신 의견이 있어서 염려가 되었으나, 5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싶었다.


건식족욕기는 편리성에서 좋았다.  전기 코드를 꽂고 tv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30분 정도 발을 담그고 있었다. 특히 가끔씩 나타나는 무릎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하루에 한 번 정도 사용했다. 기분 전환용으로 아로마 향을 뿌려주면 건식 족욕하는 동안 훨씬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바셀린으로 발 마사지 하기

항암주사를 맞으면서 가장 빨리 느꼈던 부작용이 발의 느낌이었다. 처음엔 뒤꿈치가 동상 걸린 것처럼 차가웠다. 그래서 평소 바르던 풋크림 바셀린으로  마사지를 해주었다. 발뒤꿈치에서 시작된 동상 걸린 느낌이 점점  발가락으로 향하더니 발가락을 찌르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발바닥은 모래가 잔뜩 묻은 물컹한 무엇인가를 덧댄듯하여 내 발이 아닌 남의 발처럼 느껴졌다.


 부은듯한 느낌과 함께 건조함이 느껴질 때마다 살이 갈라지는 아픔이 함께 왔다. 건조함을 막기 위해 바셀린을 듬뿍 발라 마사지를 해야 했다. 물족욕을 하고 난 이후 바셀린을 엄청 많이 발라서 마사지를 해 준후 수면양말을 신었다.


건조함의 정도가 심해져서 기존의 풋크림으로는 건조함을 막을 수 없었다. 보습을 잡아줄 수 있는 바셀린을 따로 구입했다. 오리지널 바셀린은 너무 끈적한 느낌이 많아서 바르고 난 후 끈적임이 싫었다. 그래서 알로에, 코코아 버터, 베이비바디 버터가 첨부된  바셀린을 구입해서 사용했다. 알로에 바셀린은 부드럽게 발리긴 했지만 보습력이 조금 부족한 듯하였다. 여러 제품을 사용해 보니 가장 적당한 질감과 향을 가진 제품이 코코아버터였다.


발 마사지기 


항암초기부터 이용했던 힐링부츠 마사지기다. 처마사지를 받을 때는 발의 통증이 심하지 않았음에도 자극이 심하게 느껴졌다. 계속 사용할수록 마사지 강도를 높여야 했다. 항암 하는 동안  족욕 후  바셀린을 바르고 힐링부츠를 신고 누워서 쉬는 것이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마사지기를 착용하면 발이 따뜻하고 적당한 압력이 가해져서 15분 정도 누워 있으면 발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황토팩 찜질


항암 주사의 횟수가 늘어가면서 발 통증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발뒤꿈치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발가락을 향하던 통증이 발등으로 가면서 시린 통증이 강하게 나타났다. 파클리탁셀 10차 이후엔 내발이 아닌 것 같았고 심한 경우는 '이러다 발이 잘려 나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발통증이 너무 힘든 날은

발이 내 신체가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잠자기 전에 발등과 발목 쪽의 시림과 통증이 나타나면  그날 저녁은 잠을 자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하게 된 것이 황토찜질팩이었다. 전자레인지에 2-3분 돌려서 발등 위에 얹어놓으면 훨씬 발이 따뜻했다. 발의 추위는 발등의 발목 쪽에서 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추울 때는 발 등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경험해 보니 이해할 수 있겠다.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홈트)

홈트는 나의 오랜 운동방법이다. 그래서 항암 하는 동안 집에서 할 수 있는 홈트로 몸을 움직였다. 걷기 운동 또한 항암 이후 빠지지 않고 해주는 운동이다. 걷고 스트레칭은 자주 하려고  노력했다. 항암 관리가 끝나고 수술까지 마쳤지만 말초신경병증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래서 계속 걷고, 마사지해 주고, 스트레칭하면서  몸을 달래 가며 이겨내는 중이었다. 그러다 보면 언제 가는  손과 발이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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