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푸른빛 더러운 제주바다

소설로 배우는 제주도 문화와 부동산

by 루파고

배 회장이 모임에 가담한 이래로 가장 뜨거운 자리다.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이었지 다들 생각들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고향인 제주도가 훼손되고 있다는 생각에 미친 회원들은 그간 눌러 두었던 생각을 하나 둘 쏟아냈다. 양돈농가의 축산폐수 문제에 대해 답이 없는 토의가 오간 후 다음 주제로 불이 붙었다. 축산폐수는 지하수로, 지하수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그것은 바닷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양식장 폐수 문제까지 번졌다. 하수종말처리장의 추가시설 부분은 제주도청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하니 다들 안심인 모양이다. 그런데 양식장 폐수 부분에 이르자 몇몇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법적 규제 때문이었다. 제주도청에 행정자문을 한다는 회원은 제주도 내 양식장이 386개나 되지만 그에 대한 수질환경 보호정책은 엉망이라고 말했다. 양식장에서 내보내는 배출수는 하루 수백만 톤이 넘는다. 수조면적당 배출수 규정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는 과태료도 있고 3회 적발되면 영업정지는 기본이고 고발조치까지 취해진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염 배출수에 대한 단속실적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오염저감시설을 의무화하는 규정은 있다. 대부분 그에 따르기는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고는 있는지도 의문사항이라는 것이다.

“맞습니다. 저는 낚시 마니아라서 갯바위낚시를 많이 즐기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때가 되면 큰 고기가 모여드는 곳을 찾게 되지요. 다름 아닌 양식장 주변입니다. 양식장에서 물이 배출되는 시간이면 먹이 찌꺼기를 먹으려고 달려드는 치어부터 큰 놈들까지 미여 터집니다. 그러면 그것들을 잡아먹겠다며 돌고래들도 몰려듭니다. 거기에다 저 같은 낚시꾼들은 해안가에 줄을 섭니다. 가끔씩 이상한 걸 보기도 했습니다. 주위에 몰려든 물고기들 중에 몸이 뒤틀어지거나 변형이 된 것들을 잡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별생각 없이 낚시를 즐겼는데 오늘 말씀 듣고 나서야 배출수에 오염된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의 말에 회원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보기에는 푸른 바다가 분명한데 너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염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저도 비슷한 걸 본 적이 있네요. 배출수 색이 좀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불안하다는 기분이네요.”

“단속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 건가요?”

“규제안이 허술한 것은 아닐까요? 설마 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는 건 아닐 것 아닙니까?”

“양식장 폐사율이 높으면 당연히 항생제도 쓰고 할 텐데 그게 다 바다로 흘러가는 것 아닙니까? 그쪽으로는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제 직업이 의사인 관계로 항생제가 생명체에 무조건 좋은 작용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양식장에 항생제 쓰는 건 이미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해서 알고 있습니다. 양식장에서 기준치를 적용치 않고 사용한 항생제가 바다로 떠내려 간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양식장에 전염병이라도 돌면 그 병균이 그대로 바다로 배출되는 것 아닙니까?”

“말도 마세요. 어떤 평생 고향을 지키고 있는 지인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자기는 양식장 주변에서는 낚시를 하지도 않지만 양식장 출신의 생선은 사 먹지도 않는답니다. 항생제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습니다. 양식장에서 항생제를 얼마나 쓰는지 일반인들이 알게 뭐냐던데요.”

“어떤 양식장에서는 기생충 방지효과에 좋다며 공업용 포르말린을 사용했다가 적발되었다는 기사도 있었는걸요.”

사람들의 웅성임이 더욱 심해졌다. 그저 좋게만, 아름답게만 보이던 제주바다가 심각한 오염으로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한 것이다. 축산폐수는 물론이고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완벽하게 정류되지 않은 물, 양식장 배출수 등이 그대로 제주바다로 나간다고 생각하니 제주도 청정바다의 앞날이 심각하게 보였다.

“이것과는 관련된 사항은 아니지만 지난해 이란의 유조선인 상치호가 동중국해에서 침몰했습니다. 해류를 타고 제주로 급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디어에서는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주해상에 큰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도 하는데 말이죠. 만일 태안과 비슷한 사례가 벌어진다면 제주도는 그야말로 전멸이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관광객 문제도 심각합니다. 제대로 처리되는 게 맞긴 하겠죠?”

다들 아는 사실이다. 사고가 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지만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라 그들의 충격은 배가 됐다.





1. 서문

2. 긴급회의

- 제주의 장묘문화

- 제주신화와 오름

- 진입로를 막아 선 묘적지

- 묘적지, 무연고묘지

- 국가기관 소유의 묘적지 인수

3. 급매물

- 제주도 주택문화의 이해

- 계약서 없을 경우 계약금 반환에 대한 사례

- 문화재와 개발 인허가문제

- 제주도 토지 특성

- 농지 취득 시 알아 두어야 할 정보

4. 건축업자가 되는 길

- 괜당이란

5. 선물

- 제주도 제2공항에 대한 단상

- 김녕 도시계획 등 정보

- 예래지구 문제

6. 고뇌

- 제주도 농업

- 영어교육도시와 제주신화월드

7. 오늘은 잔금 치르는 날

- 제주은행 서울(육지)지점 정보, 주택담보 대출 시 유의해야 할 점

- 지도상 거리, 물리적 거리, 과거와 현재의 교통편

8. 푸념

- 곶자왈이란, 곶자왈 훼손에 관한 의견

9. 배 회장의 서류

- 중산간지역의 훼손, 골프장 건설로 망가진 한라산

10. 올 것이 오다

- 토지거래 시 유의할 점, 세금문제, 다운계약에 관한 지침

11. 제주도민이 되고 싶어요

- 건축물 양성화 신고 관련 내용, 법규

- 제주도 건폐율과 용적률

- 건축법상 진입로 규정

12. 제주색 건축

- 제주도 건축법 개정안

- 보전등급, 상대보전, 절대보전에 관한 법률

- 절대보전/상대보전지역

- 특화경관지구(구. 수변경관지구)

- 오름에 붙은 토지의 규제

- 동굴보호에 묶인 토지

-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 LNG기지와 가스관 공사

- 지하수 문제

13.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다

14. 귀한 존재라는 걸

- 농지전용/산지전용

15. 돼지 잡는 날

- 진입로 관련법안/일반토지사용승낙서와 영구토지사용승낙서

- 제주도 일자리 문제

- 제주도 커피숍 분포

- 제주도 교육환경

- 제주살이, 한 달 살이 그리고 제주도 인구의 진실

16. 건축업자의 길

- 제주색 묻어나는 건축물들

- 제주도 행정구역 편제

17. 현실성 없는 정책도 비극이다

- 제주도 양돈과 환경오염 문제

18. ROLEX

- 제주도 농가주택과 자폐증의 상관관계

19. 제주살이

20. 올레의 비밀

21. 푸른빛 더러운 제주바다

22. 오수관 있나요?

- 오수관, 상수관 관련 내용

23. 제주도민이 되다

24. 에필로그

keyword
이전 20화20. 올레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