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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라씨 Feb 15. 2019

대서양 횡단 크루즈의 첫 기항지는 카리브해 휴양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그 실제 무대로.

'카리브해' 하면 열대 낙원으로, '캐리비안' 하면 자연스럽게 워터파크가 연상되는 건 마케팅의 힘인가. 실제로는 카리브해 든 캐리비안 이든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곳이긴 매한가지이다.


영국에서 탑승한 대서양 횡단 크루즈는 길고 긴 해상일을 지나 첫 기항지에 도착했다. 이 지역은 캐리비안의 해적들이 활동하던 곳으로 악명 높은 해적 두목의 성 Castle이나, 해적 박물관 등 '해적' 테마의 관광지들이 인기를 끈다.



카리브해 남쪽을 남미 서부 중앙아메리카 지협, 북쪽을 안틸레스와 마주하고, 동쪽을 앤틸리스 제도에 둘러싸인 해역이며, 멕시코 북부는 카리브해에 포함하지 않는다. 카리브해 전역을 ‘카리브 지방’이라고 부른다. 카리브해는 다도해로 이 해역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을 통칭하여 ‘카리브 제도’ 또는 ‘카리브해 제도’라고 부른다. (위키백과 발췌)


카리브해 연안에 26개의 나라가 자리하고 있다니 그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 실제로 카리브해 지역을 운항하는 크루즈사의 상품들을 살펴보면, 지역 단위로 '북부/남부/서부 캐리비안' 나뉘어 운행된다.








세이트 마틴(St. Maarten)의 필립스버그. 


세이트 마틴? 국가명인지, 지역명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 생소한 이곳은 '세계에서 공항 활주로와 가장 가까운 해변'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곳이다. 해변의 휴양객들 머리 위에 닿을 것처럼 비행기가 지나가는 사진 한 장, 바로 '아 거기?'라고 떠오르지 않는지. 



필립스버그를 방문하기 전 필수로 확인하는 정보는 프린세스 줄리아나 국제공항 Princess Juliana International Airport의 항공기 이착륙 시간으로 하루에 몇 차례 없는 대형 항공기의 스케줄에 따라 관광객이 밀물처럼 들고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유럽에서 오는 대형 항공기 KLM의 도착 시간은 오후 1시 40분.


KLM 항공기의 도착을 기다리며 오전 시간은 맑고 깨끗한 바닷물이 인상적이라는 오리엔트 비치 orient beach에서 보냈다. 필립스버그는 일 년 내내 크루즈 선의 기항이 끊이지 않는 곳답게 깨끗한 항구와 편리한 대중교통-택시-이 인상적이었다. '오리엔트 비치까지 인당 $8'.  택시 요금은 정찰제로 목적지만 얘기하면 되니 편리하다. 


생각보다 차고 강한 파도, 미역이 한가득한 해변에 살짝 실망하며 최종 목적지인 마호비치로 향했다. 정말 사진으로 보는 것과 똑.같.았.다! 파란 하늘과 파스텔톤의 바다색, 해변을 줄지어 비행기를 기다리는 관광객들. 비행기를 가까이 제대로 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자리를 잡은 곳은 활주로 앞.  하.하.하.. 지금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급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해변의 사진은 해변 정 중앙이 아니라 해변의 가장자리에서 찍어야 한다는 걸 KLM을 보내고 깨달았다. 





우리 가족 첫 해수욕 도전기


가족과 함께 해수욕을 해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해수욕 초보인 우리 가족에게 해수욕은 조금 어색한 물놀이였다. 평소 휴양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으시는 부모님과 물을 무서워하는 동생과 함께하는 우리 가족 첫 해수욕을 위해 개인적으로 구명조끼, 튜브, 얼굴을 전체 덮는 스노클링 마스크, 돗자리 등 준비하여 물놀이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었다. 게다가 앞으로 기항지는 계속 카리브해의 휴양지라 해변과 빨리 친해지기 바라. 


32인치 캐리어의 반 이상 차지하는 물놀이 짐으로 들고 갈 땐 무겁고 짐이 됐지만, 비로소 해수욕의 재미를 발견하고 물에서 나오지 않는 부모님을 보니 뿌듯한 한편 뭉클한 기분까지 들었다. 무릎 깊이에서도 볼 수 있는 작은 열대어 몇 마리를 보고 연신 감탄하는 엄마를 보니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한마디.  "엄마 스노클링 하러 푸껫 한번 갑시다!'" 카리브해만 하진 못하겠지만, 열대어는 원 없이 보실 수 있겠지.


오해를 방지하고자 덧붙이자면, 엄마는 이미 세계일주에 버금가는 여행을 하신 분으로 그동안 해수욕에 취미가 없으셨을 뿐이다. 꽤 오래전 엄마와 단둘이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 여행했을 때 일화가 떠오른다. 4월이었지만 쨍쨍한 남부 이탈리아의 날씨에 모자며 선글라스며 마스크까지 한 것도 모자라 팔토시까지 하고 양산을 쓰고 다니는 엄마가 직사광선을 아낌없이 받고 있는 그들의 눈에는 독특하게 보였으리라. 참다못한 한 여사님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속삭이며 묻는 말, "혹시 어머니 피부에 무슨 병이라도 있으시니?"  








세인트 토마스(St. Thomas)의 샬롯 아말리에



버진아일랜드. 미국 영화에서 악당들이 피해있는 곳 정도로 본 기억이 있는데, 미국령, 영국령으로 나뉘는 버진 아일랜드에서 세인트 토마스는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속한 섬이다. 


'어쩜 바다가 이래?' 매일 새롭게 만나는 형형색색의 맑고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에서 감탄하다 보면 '열대의 낙원'이라는 진부한 표현 말고 이곳을 설명할만한 표현이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샬롯 아말리에라니, "여기에 오려면 어떻게 와야 하는 거야?" 생소한 이곳에 다시 오려면 어디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 언젠가 다시 찾을 그날을 위해 항공 노선을 조회할 정도로 인상적인 곳이었다.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푸에르토 리코는 미국의 자치령 섬으로 통화는 미국 달러를 사용하며, 대통령은 미국과 동일한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놀라며, 도착한 미국의 자치령 섬.


크루즈가 항구에 닿으면 여행사, 택시기사의 호객이 극심한데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평준화되어, 선한 인상에 맘이 가는 사람으로 선택하여 개인 가이드 투어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산후안에 여행 온 한국 여성분을 만나 결혼한 기사님을 만난 건 대단한 우연이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한국인 아내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며, 몇 개의 반찬 이름을 한국어로 말할 땐 자연스럽게 호감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오래된 요새 도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구시가지의 석조 건물, 무더위를 씻겨준 시원한 맥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버스. 짧은 가이드 투어 후 자유롭게 다녔던 산후안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아이티(Haiti)의 라바디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사의 사유지로 크루즈로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크루즈의 지상 버전이라 할 수 있는데 크루즈와 동일한 음주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씨패스(신분증, 신용카드 역할)로 결제까지 가능하다. 라바디는 휴양만을 위해 설계된 곳으로 거친 파도가 있는 해변,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가 가득한 해변, 조용한 해변 등 컨셉을 달리 한 4개의 해변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수심이 깊지 않고 4개의 해변에 분산되어 혼잡하지 않은 것도 이곳의 큰 장점이다.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A dragon's breath flight Line'이라 불리는 짚라인! 산 정상에서 정박된 크루즈를 바라보며 해변으로 순식간에 내려오는 짚라인은 보는 것보다 재밌다. 

"너에게 절대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항상 지켜보고 있을 거야, 걱정 마"라는 스윗한 직원까지 있으니 걱정 말고 날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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