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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확대, 외곽 순환 도로

by Grandmer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교통체증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특히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5시 이후부터의 교통체증은 차가 거의 멈춰있다시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 라고스 교통 체증 >

도시 중심부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시간이 갈수록 도로 정체는 더 심해져가게 됩니다.


사람들의 긴 행렬이 시작되면서 한 곳에서 시작된 도로 정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모든 도로에서 정체현상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어떨 때에는 10km 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2시간이 걸려서 이동하고 이럴 때에는 대체 이런 교통 체증의 맨 앞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교통체증이 너무 심할 때에는 몇 백 미터가 채 남지 않은 거리는 차로 이동하는 것을 포기하고 걸어서 이동할 때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통체증이라니 상상이 잘 안 되실 수도 있지만 아프리카 나라들의 모든 수도에서는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통체증이 발생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 신호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운전자들이 신호나 차선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서 발생되는 것이 꽤 큰 문제입니다.


역주행은 일상다반사이고 도로 중간중간에 차량이 멈춰서 있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면 언제 어디서든지 핸들을 꺾어버리기 일쑤입니다.


통제를 하기 위한 교통 신호등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한 도로 구간도 상당히 많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가 거대화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 이를 도시 계획적인 측면에서 개선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사용했던 순환도로라는 것이 이곳에서는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도시의 발달 과정의 한 역사로서 순환 도로가 어떻게 발생되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Ⅰ. 순환도로 기능


순환선 Ring Road 또는 환상선은 각각 교통망의 분류의 명칭으로 도시의 도심이나 교외 혹은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망입니다.


순환선이 발생되는 이유는 도시 내부를 통과하는 교통의 흐름을 외곽으로 처리하기 위해 건설하는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대도시가 많이 발생되면서 차량 증가에 따른 교통 문제 완화를 위해 1950년대부터 순환도로 건설이 이슈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70~198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되지만 도시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면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순환선의 효과는 도시 내부 통과 차량의 유입을 억제함과 동시에 도시 외곽에서 도시 내로 유입하는 교통량도 분산시키게 됩니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도심 내에서 발생되는 일부 구간의 사고 및 재해로 교통의 정체가 발생되었을 때에 우회 도로로의 통행이 가능하여 신속한 이동 및 교통 기능 회복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추가적으로는 교통량이 분배되면서 도시 공간의 재배치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외관 순환도로를 기반으로 주변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게 되고 중심 지역에만 쏠리는 과밀 현상이 주변으로 분산되는 것입니다.


Ⅱ. 순환 도로 사례


세계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약 200km 이상의 대규모 순환도로망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인 영국 런던을 살펴보겠습니다.


런던은 현재까지 총 4개의 순환도로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 런던의 순환 도로 이미지 > (출처 : pberry.me.uk)

가장 안쪽이 1번 순환로이고 바깥쪽이 2번 3번이 되며 외곽으로 갈수록 순환로는 커지게 됩니다.


순환로 1번은 런던 고속도로 상자로 불리며 동서남북에 각각의 교차로와 연결이 되게끔 설계되었습니다.


순환로 2는 북쪽과 남쪽의 순환도로를 교체한 것이며 3번은 북쪽 구간의 일부가 새롭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순환로 4번은 남쪽 구간의 일부가 새롭게 만들어진 도로입니다.

이를 보면 두 가지를 특징을 알 수 있는데 처음 순환도로는 전체 루트가 19km 정도에 불과했지만 가장 큰 순환도로 4번은 전체 길이가 188km에 달할 정도로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특징으로 순환도로가 형성되면서 점점 더 도시의 반경이 확대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도시 개발의 과정을 순환도로를 통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런던 최초의 순환도로는 크지 않아 동서남북에서 모두 도심과 연결되는 도로망을 확충했습니다.


이후부터는 도로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발달하게 되는데 런던의 순환로는 북쪽과 남쪽에 더 무게를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를 미루어 보아 북쪽에 거주지역이 먼저 발달되었고 남쪽으로 확장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웃나라 일본을 알아보겠습니다.

< 일본 도쿄의 순환 도로 이미지 빨간선이 순환도로 > (출처 : 나무 위키)

일본은 50년대 급증하는 자동차로 인해서 도쿄의 교통사정이 나빠짐에 따라 1957년에 도쿄 도시 계획도시 고속도로를 발표하면서 시작되게 됩니다.


1959년 일본의 도쿄가 올림픽을 유치함으로써 계획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공사의 운영을 담당할 수도 고속도로 공단을 설립하고 건설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도쿄의 순환도로는 최대 520km의 길이로 총 3개의 환상형 구간과 이 환상형 구간을 연결하고 외곽 지역으로 뻗어나가는 9개의 방사형 구간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베이징, 파리, 베를린 같은 대도시에는 모두 방사형의 순환도로가 형성되어 있으며 순환도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라는 것을 반증해줍니다.

< 도시별 순환 도로 종류와 길이 > (출처 : 뒷통수로 보는 세상)

일반적으로 순환도로가 3중으로 이어지고 가장 큰 순환로의 길이가 200km를 넘어가게 되면 인구가 천만 이상의 대도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Ⅲ. 순환 도로의 장단점


먼저 순환선의 장점은 중심부에서 떨어진 외곽 지역의 교통을 담당하기 때문에 외곽에서 외곽으로 이동하기에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도시 중심부에 밀집된 과밀한 인구를 주변으로 분산시킬 수 있게 됩니다.


주변으로 분산된 인구로 인해서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지가 상승을 억제시키고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주변으로 분산된 인구들은 지역적인 특징을 가지고 기존의 도시와는 다른 형태의 색을 띠고 도시의 다변화를 만들어내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는 순환도로가 도시의 다핵화(여러 곳에 중심지가 생겨난다는 의미)를 촉진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순환도로가 완공되면 순환도로의 주요 지역에서 급격한 도시의 확장이 이루어집니다.


일차적으로는 거주하게 되는 집이 들어서게 되고 교통편이 발달되어 일반 버스가 다니게 되고 나아가 중심지까지를 연결하는 광역버스가 들어서게 됩니다.


이는 새로운 인구의 유입을 다시 끌어들이고 도시가 자생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기반인 백화점, 병원, 학원 등도 들어설 수 있습니다.


일정 수준의 인구가 증가되게 되면 지하철이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국토 개발에 있어서는 한곳에 집중되는 인구를 분산시키면서도 경제 발전을 이루어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하지만 순환도로를 구축하게 됨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순환도로는 외곽을 연결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중심부로 바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이는 순환도로의 건설 초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일정 시간이 흐르고 도시 인구가 다시 팽창되게 된 이후에는 다시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순환도로에서 중심부로 진입하게 되는 몇몇 구간에서의 병목 현상은 순환도로 전체의 교통량에도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일정 시간대에 교통량이 증가되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모든 시간대에 교통량이 혼잡한 구간도 발생되게 됩니다.


그리고 순환도로의 목적 자체가 도심의 중심지 혹은 도시의 주요 구간을 통과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그 구간을 지나는 것과 지나지 않는 것에 교통 시간소비와 주변 지역의 토지 가격에도 큰 차이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나아가 순환도로의 개발로 인해서 관련이 없는 지역에도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난개발이 급속도로 늘어나기고 하고 땅 투기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거대 순환도로는 필요 이상으로 도시의 범위를 외부로 확장시켜 도시계획의 어려움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순환도로는 도시의 재생과 신도시 개발이라는 활력소를 불어넣는 매우 훌륭한 촉매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에너지의 기반은 도시 중심지의 과밀한 인구와 교통혼잡으로 인해서 발생되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글을 마치며 ]


전통적으로 도로란 시작 지점과 목적 지점을 서로 잇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도시가 거대화 되면서 현재의 도로는 지역 안에서의 순환이나 소통을 필요로 하여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인구가 늘어나고 상업이 특정 지점에 고도로 집중되다 보면서 발생한 것으로 도시의 발전에서 피할 수 없는 단계로 보입니다.


도시의 발전을 보고자 할 때에 얼마나 많은 개수의 순환도로가 있는지 얼마나 긴 순환도로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와 같이 두껍고 많을수록 오래되고 인구가 많은 대규모의 도시라고 이해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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