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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May 10. 2019

도쿄 여행기 2

쉬는 날의 일기

디즈니씨에서


도쿄 여행기 2 - 디즈니랜드



2019.05.03


도쿄 여행기


 둘째 날은 디즈니씨를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려 했지만 누적된 피로로 인해 언니와 나, 둘 다 늦잠을 잤다. 늦게 일어난 김에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디즈니랜드가 위치해 있는 마이하마 역 편의점에서 아침까지 든든하게 챙겨 먹었다. 참치 마요네즈가 든 샌드위치를 하나 골랐는데 마치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준 참치 샌드위치의 맛이 나 언니와 나는 일본에서 찾은 엄마의 맛이라며 장난스레 얘기했고 뒤이어 언니가 말한 ‘엄마 사실 일본 사람인가?’ 하는 재미없는 농담은 못들은척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좋아서 이미 기분이 업되어있는 상태였는데 디즈니씨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지구 모양의 큰 분수대 앞에서 각양각색의 머리띠를 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마주하자 더 들떠서 우리도 분수대 앞으로 가 사진을 찍었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에선 ‘패스트 패스’라는 걸 할 수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해놓고 지정된 시간대에 먼저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작년 디즈니랜드에 방문했을 땐 수월하게 했지만 디즈니랜드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확인해보니 역시 골든위크라 그런지 마감 직전인 놀이기구들이 많았다. 아쉽지만 분수대에서 사진은 그만 찍고 얼른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향해 걸었다.


 입장하니 이미 신나는 퍼레이드 중이었는데 우린 패스를 끊으러 가야 했기에 눈으로 살짝 훑으며 다시 걷고, 또 걸었다. 놀이기구 앞에 도착하니 패스트 패스를 끊기 위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어 언니와 나는 당황했다. 그냥 줄이 아니라 패스트 패스를 하려는 줄이라고? 하면서도 계속 줄을 섰는데 조금 주는가 싶더니 직원들이 이제 마감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역시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먹는다더니, 늦잠을 자버린 우린 눈물을 머금고 다른 놀이기구를 향해 걸었다. 어제는 음식점에 줄이 없어서 음? 무슨 일이지 골든위크인데 다들 집에만 있으신 건가! 했는데 다 디즈니랜드에 오신 거였다. 조금만 걸어도 다른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었고 아이스크림, 물 등의 간식을 사 먹으려 해도 줄은 기본이었다. 줄이 너무 긴데? 하면서도 다 줄 서서 사 먹었지만 하하하. 지나가다 달콤한 시나몬 향이 나는 추로스 들고 가는 사람을 보고 우리도 먹고 싶어 져 주위를 돌아봤는데 마침 추로스를 파는 곳이 나와 줄을 섰다. ‘추로스 (포테이토)’라고 적힌걸 뒤늦게 발견하고 뭐지? 초코 추로스처럼 안에 감자가 들어있는 건가? 했는데 아예 감자로 만든 짭조름한 추로스였다. 언니와 난 달콤한 추로스를 먹고 싶었는데 … 하지만 1분 만에 다 먹었다.

한 입 베어물자 어딘가 사악해진 미키마우스 아이스크림

 줄이 짧은 놀이기구를 골라 몇 개 타고 오전에 제대로 못 봤던 퍼레이드가 하길래 자리를 잡고 구경을 했다. 정말 동심으로 돌아가 퍼레이드를 즐기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보기는 했는데 계속해서 저분들은 퇴근 언제 하시지? 퍼레이드도 교대로 하시겠지? 점심은 드셨나… 하는 어른의 생각이 머릿속을 박차고 나와서 힘들었다. 퍼레이드를 다 보고 아라비안나이트 테마의 지역으로 왔는데 테마에 맞춰 온도를 더 올려놓기라도 한 건지 너무 더워 또 줄을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핑계가 아니다, 절대.) 미키마우스 모양으로 된 과일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언니와 나 둘 다 오른쪽 귀부터 먹어서 새삼 우리 친가족이 맞구나, 어디서 주워온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해버렸다.


 저녁이 되어 메인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비록 뒷 쪽이어서 아쉬웠지만 나름 괜찮은 시야에 만족을 하고 관람을 했다. 화려한 불꽃이 팡팡 터지고 이걸 보기 위해 내 돈도 팡팡 터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즐거웠다. 언니와 나는 지금도 이런 퍼레이드를 보며 푹 빠지고 여운에 잠길 수 있는 사람인데 서로의 일터에서 누구보다 어른인 척을 하고 있는 게 조금 웃기기도 했다. 언제쯤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날이 올까? 아마 지금 생각으로는 죽을 때까지 내가 어리다고 생각할 것 같다.


 놀이기구 몇 개를 더 타니 폐장시간이 되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디즈니씨를 벗어났다. 지하철을 타기 전 오늘 하루 동안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이 또한 핑계가 아니다.)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사이좋게 하나씩 사 먹고 숙소로 돌아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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