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헛되지 않음을 기억하며
모두가 나로부터 등 돌렸던 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
그 날들로 인해 나는 외로움을 느끼고, 또 사람과 부대낄 때 느낄 수 있는 시끌벅적함의 소중함을 느껴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등 돌리면 누군가가 느낄 아픔을 볼 줄 알게 됐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했던 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
그 날들로 인해 누군가의 미움 하나로 내가 하찮은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또 그 미움을 거절하고 나 스스로 나를 지지해 주었을 때 느끼는 쾌감도 알게 됐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소한 분노로 인한 내 눈빛, 말투, 행동 하나가 누군가를 숨 쉴 수조차 없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볼 줄 알게 됐다.
내가 홀로 울었던 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
그 날들로 인해 한낱 감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지독한지 알게 됐고, 그것을 바쁘다는 핑계로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진정 돌볼 줄 알게 됐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 많은 위로하는 이가 숨어 있었는지 알게 됐다.
내가 초라했던 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
그 날들로 인해 내가 얼마나 상황에 휘둘리는 연약한 사람인지 알고, 또 초라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한층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리고 실패의 쓴맛을 딛고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사람을 얼마나 작아지게 만드는 것인지 알게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코 다시 두발로 딛고 일어서지 못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됐다.
내가 삶을 놓고 게을렀던 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
그 날들로 인해 정처 없이, 아무런 시간표 없이 떠돌아다니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또 바쁜 일상에 녹아드는 데서 오는 소중함을 알게 됐다.
그리고 쉼에서 얻은 원동력이 내 삶에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지 알게 됐다.
인생에서 이렇게 괴롭고 쓸데없어 보이는 나날들도 모두 다 쓸모가 있었는데, 하물며 당신은 어떨까.
당신은 당신 스스로가 쓸모가 없고, 괴롭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 진가가 보일 것이다.
당신의 삶을 펼쳐 보았을 때 누군가가 위로를 얻고,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그러니 결코 속단하지 말자.
당신의 인생은 완주해낼 만큼, 그만큼의 쓸모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