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장을 느껴 봐!

상대방에게 내 입장 전하기

by 랑끗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인데, 역지사지와 아주 반대말이다.

내가 하면 이유가 있는 행동이고, 타인이 하면 나쁜 행동으로 보는 것.

우리 부부 사이에는 이럴 때가 얼마나 많은지.

한없이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무의식 중에 이런 이기적인 자아가 고개를 들 때가 있다.


상대방이 나를 헤아려 주지 않을 때, 이것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상대방이 했던 그대로 행동하기이다.

신혼 초에는 싸움 후, 서로가 섭섭해할 때 단번에 이해를 못해줄 때도 있었다.

‘왜 저렇게 예민한 거야?’라는 물음으로 상대방을 한번 흘기는 건 덤.


우리 남편은 납득한 것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행동을 바꾸려 애쓴다.

하지만 반대로 본인이 납득하지 못하면, 행동을 고치지 않는데, 말로 아무리 쏘아대 봤자 더 삐뚤어지는 역효과만 날 뿐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치사하게라도 역지사지를 느끼게 해주기였다.


예를 들면 내가 크게 상처 받았다거나, 내가 많이 힘들어했던 남편의 어떠한 부분은 그때 당시 서로 용서를 구하고 넘어가도 자연스럽게 마음 깊숙한 곳에 새겨진다.

그렇게 됐을 때 나는 분노가 타오르는 상태로 복수를 꿈꾸는 게 아니라,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살다 보면 남편에게 역지사지를 알려줄 순간이 분명 올 것이라며 기다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성격 차이를 떠나서 내가 기분 나빠하는 부분은 대부분 남편도 기분 나빠한다.


조금 유치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남편이 내가 상처 받았던 이유를 전혀 납득하지 못했다고 느끼면,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던 당시 남편의 행동과 똑같이 되돌려 준다. 아니면 남편이 적당히 납득했다면, 나대로 다르게 행동한 다음 한번 짚어준다.


예전에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내게 이렇게 해서 나는 정말 속상했어라고 굳이 한번 쩨쩨하게 내색하는 건 덤.

비슷한 상황에서 구구절절 내가 느꼈던 것을 설명하면, 남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쓱해하며 사과한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남아있던 상처가 잘 아문다.


이 방법이 남편에게 내 입장을 알리는 데에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빠르게 이 방법을 습득한 남편은 내게 역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게 양날의 검이더라.


처음으로 남편이 내게 역으로 이 방법을 사용했을 때의 느낌이란.

굉장히 당황스럽고 머쓱하더라.

그리고 남편은 굉장히 통쾌했겠지.

내가 했던 언행을 남편이 고스란히 하는 것을 보니, 나는 저렇게 심하지는 않았다는 방어적인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근데 시간이 지나며 납득하게 된다.

아, 그때 당시에 내가 참 밉상이었구나라고.

그리고 남편도 마음고생을 좀 했겠구나라고.


이게 몇 번 반복이 되다 보니, 우리는 이런 과정을 최대한 거치지 않고서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해보는 게 좀 더 익숙해졌다.

내가 이렇게 할 때, 남편이 속상하겠구나와 같은 생각이 들며 스스로 아차, 싶은 순간이 더 많아진다.


역지사지를 당했을 때, 내 모습이 이 정도까지 미워 보였군이라 생각하며 보며 머쓱해하는 게 싫다.

마치 영상에 담긴 밉상인 내 모습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해야 하나.

차라리 지금 조금 더 조심하고, 그런 일을 겪지 않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이 글을 읽고 한번 이 방법을 사용해 보려 한다면, 이게 양날의 검이라는 걸 기억하기를.

그리고 절대로 분노나 복수심 때문에 휘두르면 안 되는 방법이다.

분노와 복수심에 사로잡혀 이 방법을 쓴다면, 상대방에게 깨달음보다는 더 큰 분노를 유발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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