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씨의 가면 가게

가면을 벗기 위해 가면을 얻는 것 -2

by 베르나

밤새도록 까마귀 씨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나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내 안에서 찾아야 할 소리가 정말 있는 걸까? 이 길의 끝에서 단 하나의 소리만 듣게 될까요, 아니면 깊은 침묵 속에 갇히게 될까요? 처음 가게에 들어섰던 그 사쿠라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너무 멀리 왔고 그때의 나는 뒤에 남았으니까요. 지금 바람에 흩날리는 잎처럼 길을 가는 내가 아니면 뒤에 남아 있는 그 사쿠라가 옳은 길에 있는 걸까요?


답이 무엇인지 까마귀 씨가 알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지만 그에게 묻지 않을 거예야. 답을 찾기 위해 질문을 손님에게 물어볼게요. 만약 이 길에서 만나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소중한 돌이면 내 주머니를 그 돌들로 채울 거예요. 이 무게는 나를 밑으로 끌어내릴까 , 아니면 그 돌들이 연금술사가 금속 금으로 바꾸는 것처럼 귀중한 보물로 변할까? 살아보면 알겠지.


가게에 왔을 때 레오 씨가 정원에 앉아 있었어요. 까마귀 씨가 아직 안 왔었어요. 그것은 나에게 좋은 기회였어요.


“안녕하세요 레오 씨. 잘 지냈어요? 까마귀 씨는 원래 늦지 않지만 오늘은 조금 기다릴 것 같아요 미안해요. "


“기다려도 좋아요 걱정 마세요.”


“앉을 수 있어요? “


“물론이죠.”


레오 씨 옆에 앉고 판단하는 마음 없이 그냥 궁금해서, 이해하고 싶어서 그리고 레오 씨가 보지 않는 것들이 보여주고 싶어서 물어봤어요.


“레오 씨, 가면을 쓸 순간 여기서 없는 것처럼 사라질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도록 정한 규칙입니다. 이것은 무슨 의민인지 알아요? 네 작품, 네 모든 삶, 기억 그리고 작품으로 닿은 마음들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해요. 무섭지 않아요?”


레오 씨 웃었어요. 그의 웃음이 까마귀 씨와 닮았어요. 알 수 없는 깊은 지혜와 고요함이 담긴 미소였죠.


“사쿠라 씨, 그 규칙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잘 생각한 규칙이다. 아니, 두렵지 않아요. 내가 쌓은 경력은 감옥이 되고, 내가 닿은 마음들은 교도관이 되었어요.” 라고 말했어요. “사람들은 받을수록 더 받고 싶어 하잖아요. 나도 그랬어요. 유명해질수록 더 유명해지고 싶었고, 돈을 벌수록 더 사치스러운 것들을 갖고 싶었어요. 앨범과 콘서트 티켓이 다 팔릴수록 훨씬 더 많은 것을 원했지 내 끝없는 욕심을 깨닫지 못했어요. “마음에 닿는다”는 것도 내 또 다른 욕심이었어요. 마치 신이 된 것처럼,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았죠.” 깊은 숨을 들이 쉬며 잠시 꽃들을 바라보았어요.


“내 연애, 의견,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이 그 닿은 마음들의 기대와 맞지 않는 순간 얼마나 많이 변하는지 봤어요. 우리의 주고받는 관계는 예술과 돈을 벌거나, 예술과 마음에 닿는 것이 아니였어요. 그들이 가져간 건 바로 나였어요. 내 조각들… 남자친구, 의견을 말하리라 기대되지 않는 모델…” 그는 내가 이해했는지 알고 싶다는 듯이 나를 돌아보았다.


“레오 씨,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라고 했어요. 레오 씨 웃었어요.


"아니, 이해하지 못해요. 그저 상상할 수 있을 뿐이죠. 내가 느꼈던 그 깨달음의 순간을 나처럼 느끼고 이해할 순 없어요. 나는 상자 속의 인형 같다는 걸 깨달았어요. 포장은 화려하고 좋았죠. 그 안에 있는 나는 모두가 갖고 싶을 만큼 괜찮았어요. 하지만 그 포장 안에 머물러야 했고, 수집품의 일부처럼 겉모습에 불과해야 했어요. 상자에 흠집 하나 생겨서도 안 됐죠. 하지만 나는 상자 안에 있고 싶지 않았고, 늘 똑같은 옷만 입고 살고 싶지도 않았어요."


"전에도 멀리 떠나셨다고 했었죠. '저는 이제 이 일을 그만두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거예요'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팬들에게 메시지를 냈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나에게 말해주셨던 것처럼 말했더라면, 그들은 이해했을 거고 당신을 철없다고 비난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내가 그런 말을 안 했을 거라 생각하나요?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수없이 말했어요. 정말 내 말을 듣는 사람이 있었다면 들을 수 있었을 거예요. 난 내 자신과 싸운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도 싸운 거였어요. 사쿠라 씨, 나는 그 포장지를 찢었고, 다시 그 안에 갇혔어요. 그리고 아름다움을 잃었다고 비난받았죠. 이제 그 포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만이 저의 유일한 길이에요."


"그렇군요." 그에게 그렇게 말했어요. “이 세상에는 여전히 길이 있다고 믿어요. 도망치지 않고도 새로운 자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요. 레오 씨가 아니라고 주장하더라도, 레오 씨의 말을 이해할 수 있어요. 가면을 벗기 위해 가면을 쓸 필요는 없어요.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거예요.”



"성공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아요. 부디 사쿠라 씨의 영혼이 나만큼 지치지 않기를 바라요. 만약 언젠가 지치게 된다면, 이 순간을, 스스로에게 한 이 약속을 기억해요, 사쿠라 씨. 내 선택이 사쿠라 씨에게 실패로 보인다면, 사쿠라 씨는 성공하기 위해 이것을 계속해서 상기시키세요. 사쿠라 씨가 이 세상에서 가면을 벗을 수 있기를 바라요."



까마귀 씨의 말은 그 순간 내 안에서 더 분명하게 자리 잡았다.우리 내면의 시끄러운 소리들은 우리를 가면으로 내몰거나 서서히 없애버렸다. 나는 침묵이 아닌, 단 하나뿐인 분명한 목소리를 남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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