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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파우더

by 유서아


껍질있는 과일은 선뜻 사기가 망설여진다

깎아먹어야하는데 이상하리만큼 귀찮아서 그렇지뭐


그래서 방울토마토, 청포도, 딸기 등등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되는 과일들로 구비했었다


그러다 아침사과를 먹어야겠다 생각한 날이 있었다

쿠팡으로 호다닥 주문해두고 새벽같이 받아서

냉장고 과일칸에 넣어두고 ... 넣어두고 ...

하루이틀 지났을까


껍질깎는게 두려운 나를 며칠째 지켜보던 남편은

조용히 칼슘파우더를 사와서 사과를 씻는다


“ 어때! 이러면 껍질 안깎고 바로 썰어서 먹을수 있어!”


다음날 아침 식탁위에는

가지런히 썰린 사과와 청포도와 손수만든 그레놀라가

담긴 건강만점 간식도시락이 놓여있었다


이유없이 게으른 나를

이유묻지않고 지켜봐주는 오빠가 참 고맙다


뽀득뽀득 사과도 윤이나고

뽀득뽀득 내 마음도 환해진다


사랑이 보인다. 사랑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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