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6일 여행기
22.09.10
포지타노 -> 살레르노 이동
점심 - Mr. Crocche
저녁 - Girarrosto Pollo A Legna
숙소 - B&B il Soffione Home (https://maps.app.goo.gl/4Qho6wL6naHCVMa28?g_st=ic)
오늘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났지만 어제 신나게 마셨던 술 때문에 바로 일어날 수는 없었다. 대신 침대에 누워 창문 밖의 포지타노를 바라봤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 이렇게 떠나기에는 아쉬워 산책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숙소의 맞은편. 분명히 숙소에서 봤을 때는 별로 안 멀어 보였는데 포지타노는 길이 잘 안되어있다 보니 간단한 산책은 한 시간의 등산이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포지타노에서 4박을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 포지타노에서 2박, 살레르노에서 2박을 하기로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좋은 선택이었다. 지금까지 갔던 도시들이 모두 여행객들로 가득해 상대적으로 한적한 살레르노에서 쉴 수 있었다. 포지타노에서 살레르노까지는 버스를 탈 수도 있는데 바다에서 보는 아말피 해변이 또 그렇게 멋지다기에 배를 타기로 했다. 마침 배 승착장 옆에 가고 싶었던 The Brasserie가 있어 레몬 소르베를 하나 샀는데 상큼하면서 달아 정말 맛있었다.
! 보통 다른 마을에서 포지타노를 당일치기로 오는 여행객들이 많기 때문에 오전에 포지타노를 나서는 배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포지타노에 들어오는 배에는 여행객들로 가득이었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살 수 있으니 사람이 많을 거 같다면 예약을 하도록 하자.
포지타노에서 살레르노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다. 해안을 따라서는 포지타노와 같은 해안 마을들이 중간중간 있어 배에 탄 모두가 한 방향을 보며 갔다. 그러다 왠지 반대쪽 바다가 궁금해져서 고개를 돌렸는데 돌고래를 만났다. 여러 마리의 돌고래들이 배가 지나간 파도에 기분이 좋은 듯 서핑하듯 수영을 하고 있었다. 예상치 못 한 만남에 행복해졌다. 동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변만을 보느라 돌고래의 인사를 보지 못했을지 괜히 내가 아쉬워졌다.
체크인을 하고 오후에는 쉬며 재정비를 하기로 했다. 점심으로는 아란치니를 먹고 싶어 숙소 근처에 있는 Mr. Crocche에 갔다. 크로켓에 자부심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사장님이 있는 곳이었다. 아란치니보단 크로켓이 맛있었는데, 크로켓을 단순히 감자 튀긴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게끔 만드는 맛이었다. 가격도 하나에 1유로여서 포지타노 관광지 물가에 놀란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숙소가 올드타운에서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근처에 현지인들이 주 손님인 거 같은 카페나 음식점들이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가게 하나하나에 특징이 있어 볼거리가 가득했다. 할머니가 좋은 재료로 만드시는 거 같은 빵집에서 까눌레를 하나 사고, 가게 문안으로 보이는 화덕에 이끌려 닭 반마리를 샀다. 바베큐 음식점 주인은 우즈베키스탄 사람이었는데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신났는지 손님이 오는데도 주변 볼거리를 한창 소개해 주었다.
들어와서는 사 온 음식을 먹고, 앞으로 갈 바리에서 지낼 숙소를 찾아보고, 잠에 들었다. 본 것도 한 것도 많지 않지만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