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6일 여행기
2022.09.29
Munich, Cortina D'ampezzo
짧은 방황을 마치고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날이다. 자신 있게 아침 7시 30분 기차를 예약했건만, 어제 옥토버페스트에서 너무 잘 놀아버려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 이 도시에서 매일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아침에는 고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돌로미티 지역을 여행할 때는 차를 빌리던데 산간지역에서 운전하는 게 걱정이 되어 대중교통을 타기로 했다. 뮌헨에서 코르티나 담페초까지는 기차 -> 기차 -> 버스. 총 세 번을 갈아타야 한다. 장거리 이동을 하기 전에는 항상 네이버 블로그에서 나와 같은 루트로 이동한 후기를 찾아보는데, 이번에는 관련 게시글을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기차를 탔는데, 다행히 구글 지도에서 알려주는 시간표가 정확해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코르티나 담패초에 도착하니 오후 3시. 무려 6시간 30분의 이동이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특히 돌로미티 지역이 어려웠다. 볼거리가 많은 거도 문제였지만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이름이었다. 코르티나 담페초, 오르티세이, 트레치메, 세체다 등등, 저번에 읽은 게시글에서 설명했던 곳이 여긴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는... 열심히 고민해서 정한 돌로미티 여행 계획은 코르티나 담페초 1밤, 라가주오이 산장 1밤, 오르티세이 2밤이다.
숙소에 짐을 정리하고 마을 구경을 나섰다. 날씨도 흐리고 춥고, 비수기 시작 즈음이다 보니 사람들도 많지 않아 사일런트 힐이 생각났다.
시내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내일 탈 버스 스케줄을 물어봤는데 비수기다 보니 버스가 아예 운영을 안 한다고 한다. 아니, 운행 편수가 줄어든 거도 아니고 아예 없다니..! 결국 고민하다 내일은 택시를 타기로 했다. 시작부터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쉽지 않은 여행이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