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오늘 밤도 자꾸만 내 생각이 난다면

- 밤도, 이른 새벽도, 아침도 후폭풍으로 지옥일 너에게.

by 이승현

2016년 2월 정말 추웠고, 정말 행복했고

정말 부끄러웠고 정말 내 심장이 쿵, 우리 집 문밖으로 나와있는 기분. 너를 처음 본 나는 거기서 반짝반짝 빛나는 너만의 아우라를 느낀 거야.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던 우리의 첫 만남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

어쩌면, 넌 영원히 날 잊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때 내가 눈은 동글, 반짝, 호기심 가득한 토끼같이 크고 동그란 눈으로 아무것도 모른단 듯이 널 내내, 쳐다봤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넌 내가 흥미롭고, 그저 반했을 테니까.

넌 내가 이상형이랬지? 근데 그 이상형 별거 없더라,

그냥 그때, 그 순간에 적당한 그 타이밍에, 나타나

예쁘고 착하면 그냥 이상형이 되는 거 아닌가?

우습게도.



예쁘고 착한 사람 마다할 남자 없고 착하고 멋진 사람

싫어할 여자도 없으니까.



좋았어, 난. 네 그 눈빛, 따스한 손길, 피지도 않는 튤립을 대전역을 몇 시간 내내, 다 돌아, 내게 주던 그 귀여움도.

그저 센스 있구나 라고 생각했어. 처음 만나자마자 내가 좋아하는걸 다 기억하고, 내가 싫어하는 건 안 하려 하는 것.

그게 뭐.. 네가 나에게 오로지 빠졌단 증거겠지만.



튤립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 이젠 아무 의미도 없는 튤립 일 뿐인데 내가 온전히 좋아하니까, 여전히 예쁘게, 따뜻하게 보이는 거 같아.



내가 여전히 좋아하는 튤립을 받으면 방긋 웃는 것처럼,

이젠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에도 집중해봐. 너 꽤 따뜻한 사람이었잖아.

가령, 내 마음은 무슨 색일까 매번 체크하지 말고

네 여자 친구 마음은 무슨 색일까? 깊이는 어떨까, 온전할까? 같은 거 말이야. 내가 아니어도 넌 따뜻할 거야. 좋은 사람 일 거고 그 누가 됐든.



사랑에도 높이가 있고 온도가 있다고 생각해.

내게 했던 것만큼만 해도 넌 네 옆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어야 할 그분에게, 따스한 온도일 거고 예쁘게만 보일 거고 사랑받을 거야. 내내,



대신 명심해, 내겐 다신 돌아오지 않겠다고.

단 1초도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어느 순간에, 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거 같아서

애써, 아쉬워져도 놓친걸 영원히, 후회하지는 마.



무엇보다 내 선택이었고. 그리고 네 선택이었잖아,

이제 편히, 행복해. 영원히, 행복할 수 있지?

내게 약속할 수 있지?



어느 날, 문득 지나치다가 우리가 마주한다고 해도

난 널 응원해, 사랑했던 그 마음 그대로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반짝반짝 빛날 네 인생을 응원해.



근데 우리 제자리에 꼭 같이 있어야 할 크레파스 아니잖아.

이제 제발 좀, 각자 자리에서 중심 잘 잡고 행복하자.


제발 좀, 부탁할게.

내 마음이 색색깔 무지개인지, 크레파스인지.

파스텔인지 확인하려 하지 마. 읽지도 마

이제부턴, 내 안부 궁금해하지도 말고 너나 잘 살아.

네 행복 나는 바라, 간절히.



그니까 제발 나는 네 인생에서 빼주고

영원히, 행복해. 행복해줘,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사랑했고

그리고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던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