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네 잘못이라고 네가 더 노력하겠다고. 결국 너는 눈물을 펑펑 흘리다 못해 오열을 하고 말았어.
그것도 못 된 내 앞에서,
나 역시 마음이 몹시 아팠는데, 난 아닌 척해야 했어.
독한 척을 해야 너랑 그 길고 진한 인연이 조금이나마 끝이 나겠더라고. 그래서 이제는 그만 하자고, 내가 너무 힘들다고. 나 역시, 울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눈물을 그렁그렁하면서 말했어.
너는 내 진심 어린 태도를 느꼈고, 이상함을 감지했고 평소랑 다른 내 모습에 아무것도 묻지 않고 오열했어.
내 손을 잡았고, 내 팔목을 잡았고. 그리고 내가 더 잘할게. 내가 더 노력할게, 내가 승현이 마음 절대 힘들지 않게 할게. 내가 다 노력할게.. 나 한 번만 봐줘 승현아.
승현아, 나 한 번만 제발 부탁이야.승현이 놓치면 정말 평생 후회할 거 같아서 그래.
계속되는 네 부탁에 나는 이미 심장이 고장 날 만큼 아파왔어.
고작 1년 반~2년이었지만, 너랑 만난 5년 동안 나는 첫 이별이 가장 힘들었어.
다 내 잘못인데, 내 잘못일 뿐인데, 네가 자꾸만 승현이 마음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승현이 마음 힘들지 않게 더 노력하고, 더 잘하겠다고. 다 자기 잘못이라는데, 나도 결국 오열하는 너를 따라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어.
너는 잘하겠다고, 승현아. 한 번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번만 나 좀 봐줘. 라면서내게 무릎 꿇었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만, 넌 그만하라고 말리는 날 보고도 내 자취방 이불 너머에서가엾게도 무릎을 결국엔 꿇었어.
다시 만나 달라고.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죽을 거 같다고.
네가 너무 좋고 사랑스럽고 여전히 예쁘고 빛나고 간절하다고.
내가 안 되겠다고 부랴부랴 너를 내쫓듯이, 내보내고 집으로 가라고 그렇게 구박하듯이 널 내보냈는데,
눈물 나게도 진짜 내 심장이 구멍이 뻥하고 나서 정말 정말 아프게도, 넌 내가 좋아하는 그 유기농 주스를 우리 집 앞, 편의점에서 사 와, 조심스레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더라.
네 발걸음이, 네 숨소리가 다 느껴지고 결국 문을 열었는데, 사실 나 그때가 아직도 눈에서 훤해.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펑펑 나.
나를 간절하다 못해 너무 사랑해서 못 놓겠다는 너에게.
내가 여전히 아름답고 예쁘고 나밖에 없다는 한결같은 너에게,
가엾게도 눈물 훔치며 애써 날 보며 웃으려 하는 너에게,
나는 그때 제발 그만하라고. 구질구질하게 너 진짜 왜 그러냐고.
유기농 주스를 환하게 웃으며 그토록, 순수하게, 빛나게 내게 가엾이 도 건네는 너에게,
너 진짜 왜 그래. 나 힘들게, 왜 그래, 그만하자고 했잖아. 구질구질하게 이럴래. 그만하자 제발.
라고 난 말했었어. 아니 사실은, 더 격하게, 더 못 되게, 더 독하게 군것도 사실이야.
그때 가엾게, 애써 미소 짓고, 웃고, 환하게 그런 너에게.
구질구질하다고 제발 가라고 가달라고. 내 인생에서꺼지라고 아마 그런 식으로 꽤나 독하게 말했었던 것 같은데, 넌 또 두 번이나 내쫓기듯이, 우리 집에서 내어 쫓겼고
그래서 얼마나 울고, 얼마나 속이 상했을 텐데 나에게는 입 한 번 제대로 뻥긋 못 하고, 독하고 강경한 나를 보고 너는 내 자취방 현관문 앞에서 그토록 기다리고 그토록 현기증 나게 울고내가 싫어하는 행동 안 하면서 날 내내, 기다리고.
결국, 그때 내가 몹시 힘든 시기라서 기댈 곳이 필요하고 그래서 너를 좋아했으니까, 우린 다시 만났지만 여전히 그 기억이 생생해.
그래서 헤어지던 그날까지, 따뜻하고, 다정했던 너에게.
나는 참 몹쓸 짓을 많이 했던 거 같아서. 여전히 그 기억이 생생해, 눈에 밟혀. 너에게 아주 많이 미안하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또 기억이 나, 낙성대 2호선 역을 같이 걸으며 먹었던 장어덮밥, 알탕, 같이 갔던 우리 집 앞 미용실. 신림역 2호선, 신림 순대타운. 내가 좋아하는 우리 집 앞 뼈다귀 해장국. 아빠처럼, 오빠처럼.
고기를 다 발라주고, 생선구이를 먹으러 가면 가시를 다 발라주던 여전히, 내 기억에 생생하게도 다정하고
따뜻했던 너. 그런 너를 만나서, 나는 정말 행복했어.
나는 그런 너를 만나서 부족하지만, 표현도 조금씩 하게 됐고 그리고 사랑받는 법도, 누군가를 사랑하면 내가 어떤 모습을 하는지도 조금씩 알게 됐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모습이, 이토록 사랑스럽다는 걸 알려줘서 정말 많이고마워.
이렇게 생생하게 예쁘고, 따뜻했던 기억. 가슴에 묻고 내내, 내가 원하는 좋은 글 많이 쓰는 사람이 될게.
그때 그 순간, 그 시기에, 나를 만나줘서 정말 고마워, 만나는 내내 내가 다소 널 존중하지 못하는 연앨 했던 거 같은데, 그래서 더 많이 미안해. 연애의 관계에선 어느 쪽이든 동등해야 하는데..
그래도 난 너로 인해, 너를 만나, 행복했으니까. 언제라도 사랑받을 거고 언제라도 또, 행복할 거고.
또 언제라도 표현하고 표현을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겠지. 설사, 너보다 덜 섬세하고, 덜 표현하고 더 어리바리해도 이젠 내가 그런 때가 온 거겠지. 너한테도, 그리고 몇 번의 연애로 받았던 그런 사랑과, 달콤함과 사랑스러움을.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더 표현하고, 더 손을 뻗고 그 사랑받은 만큼 그렇게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 말이야,
근데 나는. 여전히 내 사랑에도 0,1,2,3,4순위도 모두 나라서. 그래서 네가 참 많이도 서운해했었는데, 그리고 네가 그때 참 많이도 울었었는데.
근데 왜 나는 왜 네 역할을, 네 자리를.영원히 가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연인 관계에서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해도 똑같은 마음의 크기로 사랑하기란 참 드문일인데, 나는 여전히 천방지축이고, 여전히 사랑스러운데 혼자 잘 울어.
너처럼, 날 빨리 캐치하는 사람이면,정말 좋은데 그렇지 않아도 상대를 탓하지는 않아. 네가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고, 천사처럼 다 퍼주었을 때 배운 게 하나 있어.
아니 사실은 여러 개야. 음.. 나는 네가 참 많이도 날 붙잡아줬고, 기댈 수 있게 해 줬고 그리고 밑바닥까지 같이 찍었고 서로의 연애에서 볼 거 못 볼 거 다 봤다고 생각해.
내가 싫어하는 부분까지 사실은 적나라하게 다-
그래서 더 나다운 게 뭔지,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너로 인해, 너를 만나. 더 많이 알게 됐어.
네가 내내, 걸음이 느리고 마음 여는 속도가 느린 나에게.
표현이 서툴고, 혼자 꾹꾹 참고, 잘 울고, 미련하고 바보 같은 나에게. 표현을 재촉하지도 않고 무한한 사랑과 표현해준 덕에 지금의 내가 있어.
여전히 바보 같고 난 다 느린데, 네가 날 재촉하지 않고 탓하지 않고 기다려준 덕에. 나는 사랑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더 좋게 변화하고 내가 얼마나 더 아름답고 성숙해지며 더 사랑스러워지는지를 너를 통해 배웠어.
H야. 우리는 웃기게도 5년 만나면서 한 세 번의 이별을 숱하게 반복했던 거 같아.
나는 그때 사랑이 어려웠고, 26세의 나는 다시 돌아가기 싫을 만큼 밑바닥을 찍고 패닉 상태였던 거 같아.
내 인생에서 가장 바닥을 친 게 바로 그때일 거 같아.
그래도 H야, 우리 그렇게 예쁠 때, 서로가 서로를 만나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너라서, 내가 지금 이 만큼 연애에 있어서 성장했던 것 같아.
이제는 연애에 있어서 성장 그런 거 말고. 그냥 따뜻하고 단단하고 자연스럽고 그런 색감 뭔지 알지? 그런 거. 나 그런 거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현실적으로, 이성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나를 잘 센스 있게 캐치했던 네가 있어서. 정말 고마워 그래서 내가 지금의 연애도 흔들리면서도 어쩌면, 보다 나은 나를 찾으면서 어떻게든 이어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잘, 충실한 거 같아서, 몹시 다행이고 정말 슬기롭다고 생각해.
그리고 H야, 우리 마지막 날 기억나니? 헤어지자. 제발 그만하자, 이제 좀.라고 난 말했고 너는 그날도 내게 매달렸어. 내가 뭐라고 매달리냐고 그만 좀 하자고. 구질구질하게 왜 그러냐고 독설을 그렇게도 퍼부은 적이 있나 싶어. 둘 다 울었고, 내내, 울었는데. 내가 눈물이 펑펑 났던 건. 너는 내가 구질구질하다고 해도 나는 네가 좋다면서내 생일 케이크 못 사 온 거 그걸 미안해하고, 대전에서 쌀케이크 이제 안 할 줄 알았으면, 그냥 서울 신림에서 사 올걸 하면서. 안타까워하던 네가. 여전히 나를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사랑스럽게 보고 있었다는 거야. 그리고 난 그만하자고 구질구질하다고 너랑 했던 모든 게 싫다고.
내 소매자락을 가엾이 잡던 너를 보면서 매몰차게 내 팔을 뿌리치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릴하고, 독하게 말하고.
그걸 다 알아차리던 네가,나를 더 안타깝고 가엾이, 여기면서 왜 나쁜 사람 자처하냐고 나를 토닥이며 안으려 했을 때도 난, 독하게 뿌리치면서. 또 울면서도, 내 손목을 꽉 잡고 놔주지 않으면서 나를 데려다주겠다고.
그래서, 나 나쁜 사람 자처한 거 그때, 꽤 많이 후회했는데 네가 그렇게 마지막 그날, 그 순간까지. 숨소리마저 따뜻해서, 다정해서. 헤어지는 사이에도 걱정돼서 나를 집 안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어머님과 약속했다고 하는데,
나 그 순간, 울음이 툭 더 터졌고, 네가 하는 사랑은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에게는 받을 수도 내가 할 수도 없는그런 높은 차원에서 참 순고한 사랑이구나-라고 느꼈어.
내 자취방에서 캔들 켜고 내 팔에 불이 붙었을 때도 누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해주던 네가,
내 글 한 소절 한 소절, 한 자 한 자 적을 때마다 감사하게도 떠올라서 어느 장르든, 어느 글이든 네가 소재가 안 되는 곳이 없을 것 같아. 여전히, 나만의 유니크한 글을 쓰라는 네 말 잊지 않았고 꽤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까.
3-4년 뒤엔 꼭 TV에서 확인해줘. 그리고 내가 내 작품에 대해서 말했던 거 너 잊지 않았지? 곰곰이 더 열심히 생각하라던 너였는데,내 선에서 최선을 뽑으며 열심히, 또 열렬히 글과 사랑에 빠져 잘,살고 있어. 그렇게, 내내, 나답게.
입봉하고 나서는 아마 내 모든 순간순간에 조용히 깃들어, 숨소리마저도 뮤즈가 돼준.
내 장르이자, 소재가 돼준, 영감을 준 너에게 더 많이 감사하게 되겠지. 그 순간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