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찰나의 순간을 지나

- 문득 지난날의 우리를 지나, 지금의 우리에게.

by 이승현

나 하나밖에 없다던 너는 이제 내가 아닌 다른 여잘 사랑하고, 너뿐이라고 그렇게 애교 섞인 말투로 앙탈을 부렸던 나는 이제, 너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해.

담백하게, 담담하게 말해서 늘, 서로가 서로이기를,

늘, 영원을 꿈꿨던 우리는 참 안타깝게도 끝이 났고

담담하고, 담백하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



영원한 관계가 그 어디에도 없대도, 나를 내 혈육보다 더 위하고, 미치게 사랑했던 널, 믿었어. 아주 많이,

그래서 그 마지막이 아직도 눈이 시릴 만큼 아파.

믿고 싶었어, 마지막 그 순간까지. 사랑해라는 말을 서로 내뱉었으니까. 그 말 한마디에, 진심을 다해 책임감을 느끼고 싶었어.



근데 둘 중에 하나, 선택하라는 네 말에

기억나니? 내가 참 못 되게도 널 향해 물병 던진 거.

나는 그래, 널 내 목숨보다 더 사랑했어도 아닌 건 아닌 거야.

아닌 관계에 더 애틋하고, 내 목숨 걸고,

눈물 흘리고, 내내, 아파하고 그런 거. 여하튼, 난 더는 못 하겠더라. 멜로드라마 속 청승맞은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건 이제 더는 못 하겠더라. 5년이면 이제 그만 끝낼 때도 된 거 같아서. 울고 싶어도 울음 꼭 참고 네 눈 보고, 네 얼굴 잘도 쳐다보면서 이별을 말했어.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해. 결론적으론, 둘 다 몹시 행복하니까. 예전엔 널 많이 사랑했기에 내가 행복한 게 썩 미안했는데, 이제는, 미안하지 않아.



너도 해볼 만큼 다 해보고, 나도 해볼 만큼 다 해봐서

끝나는 거니까. 널 만나면서 내내, 내가 내린 결론은

내 신념, 가치관이 흔들려가면서까지 사랑한단 이유로

그 관계를 유지할 필욘 없다는 거야.



앞으로도 내 신념, 가치관에 선을 넘으면 바로 칼같이 그만 둘 거야. 서로가 아무리 사랑하고 좋아해도 그 타이밍도 중요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더 좋은 영향이 되지 않는다면.

그 신념, 가치관까지 흔들려서까지 만나는 건 아니더라.



그리고 이건 내가 꼭 잘 돼서 널 마주하면 꼭 직접 보고

얘기해주고 싶은데. 고마웠어, 그리고 엄청 고마워.

너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게 날 그저, 내버려 둬 줘서.



네가 나에게 미련 가진 그동안, 나는 흔들렸고 그러면서도 잘 이겨냈어. 그러니까 너도 먼 훗날, 결혼하면 안방에서 내 드라마 TV로 보며 이거 내 얘긴가? 하며 온갖 착각도 하고 욕도 하고 웃기도 하길 바라.



넌 분명, 그때 그 시절, 내 모든 것이었고, 여전히 잘 지내는 나는, 그 시절, 네가 내 모든 것이었으며, 또, 내 뮤즈이자, 소재이니까. 여전히, 난 행복하고 잘 지내니까

너도 먼 훗날, 내 드라마 재밌게 보면서 행복해.



먼 훗날엔, 직접 얼굴 보며 안녕, 고마워. 엄청 고마웠어.라고 말할게. 그때까지 그럼 건강히 안녕!



지금 행복하다면 더더욱이, 행복하길, 그저, 그렇게 재밌고

늘, 윤택한 네 인생이길. 난 늘, 응원해.



아무 사심 없이, 네가 여전히, 내 글을 좋아하고 내 팬인 것처럼. 나도 그렇게, 널 응원해.



너라서. 너니까, 우리라서. 그저, 영원할 줄 알았던,

내 목숨보다, 더 널 사랑해서, 애꿎게도 매번 부족한 날

내내, 탓했던 그 지난날을 이제 난 그만, 보내주려 해.



나의 사랑스럽고, 멋지며 다신 돌아오지 않을,

누군가를 진하게 사랑했던 그날들이여. 부족했던 그때 그 시절, 못난 나의 순간순간들이여 안녕, 안녕. 안녕 잘 가. 미련해서 바보 같았고, 바보 같아서 더 애틋했으며, 애틋해서 단 하나뿐이었던, 단 하나의 내 운명이라 믿었던 그때여. 잘 가, 안녕. 진짜 안녕.



순수했고, 예뻤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빛나는 그 순간이여. 여전히, 지금도 예쁘고, 빛나고, 사랑스럽지만 그렇게, 재지 않고 따지지 않고 미련하지만 일방통행 같은 그런 해바라기 같은 사랑, 이젠, 못 할거 같아.

안녕, 안녕. 정말 안녕! Good bye-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