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기다려본 적? 없어.. 그래서 너 소설은 어떻게 쓰려고? 하염없이 나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박이 떨어지나 기다려준 사람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나 되게 반성했어. 간절함의 정도가 재질부터가 다르잖아, 나는 그냥 상대가 이리 와 같이 우산 쓰자, 하면 웃으면서 고마워. 하면 그만이었겠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박이 떨어지나 추우나 더우나 한결 같이 날 기다린 사람은 마음이 어땠을까? 이걸 헤아려 보는 것이 지금 쓰는
소설 다음 장의 숙제. 기대한 바가 있었을 거야 적어도.
그게 구겨지면서 마음이 쿵하고 다 떨어져 아팠을 거고 누구나 사정이 있어. 근데 아무리 큰 사정이었어도 너처럼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대응하진 않아.
너 정말 반성해야 해.
반성하고, 천천히 써 소설 너도 기다려 봐야 해.
하염없이 기다려 본 적 없잖아.
승현아, 너도 기다려 봐야지 그래야
그 심정을 알지. 어떻게 늘 기다림 받는 사람이 되려고 해? 너 좀 나빴어. 나빠. 그러니까 안 그러려는 거야 다신, 그때 같은 사람 넌 아니니까.
하염없이 기다려본 적? 하염없이 기다려 본 적이 없기에.. 하염없이 네가 울어만 본 거야, 상대방은 눈치도 못 챘을 수도. 너만 속으로 쾅쾅 아프고 앓았을지도. 오늘 겨우 2시간 반 기다려서 몸이 얼고 손이 얼고 콧물이 나는데 상대는 아마 몸도 마음도 날 기다리며 다 상했을지도.
마치 길을 찾는 지도처럼 내가 꼭 올 거라고 그렇게 굳게 믿었을 텐데. 이유야 어찌 됐건 이승현 너 정말 잘못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