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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l 08. 2024

산업혁명의 진정한 배후는 편지?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6

Photo by Phil Hearing on Unsplash


안도현 시인의 바닷가 우체국이라는 시와 책을 처음 마주합니다. 김정운 작가님 덕분에 새롭게 마주하는 것들이 참으로 많군요. 저는 평생 시와 순수 소설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습니다. 문학과 거리가 먼 인생이었죠. 어려서 만화책을 그렇게나 좋아했으면서 왜 그렇게 문학과 먼 삶을 살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모든 것을 실용이라는 관점으로만 바라본 게 아닌가 합니다. 내 공부에 도움이 되는가? 취업에 도움이 되는가? 내 일에 도움이 되는가? 돈이 되는가? 이런 관점은 사실 전혀 문학적이지 않고 낭만적이지 않지요. 그럼에도 40대까지 이런 지루하고 무료한 삶을 살았던 스스로에게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시와 소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새로운 이유도 깨달았습니다. 바로 삶의 무게에 주눅 든 개인이 할 수 없는 통찰적 선언들을 작가들은 단정적인 표현으로 선언하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안도현 시인의 바닷가 우체국이라는 시를 검색해 봤습니다. 시집은 8000원인데 인터넷에 공유된 글이 몇 개 있군요. 전문을 읽고 나니 정말 바닷가 여운이 느껴지는 시였습니다. 시는 마음속에 여유가 있어야 읽을 수 있는 아주 비밀스러운 속삭임 같아요. 내가 사고하지 않으면 뭔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깊은 것.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 무척 진저리를 칩니다. 아마도 뜬금없는, 배경도 없고 고민도 없고 본질도 없는 단어가 국가적으로 너무 많은 곳에 사용되니 벌어지는 반감 같습니다. 이런 감정 또한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이 쌓여야 근거들에 대한 정보가 누적되고 사색이 쌓여 생기는 거겠지요.


유럽의 지식인들이 17세기와 18세기에 어떻게 지식을 공유해 왔는가 하면 편지 교신으로 그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서로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고, 합리적이고 보편적으로 납득 가능한 근거에 대해 편지로 토론했다고 합니다. 


이런 과학과 기술의 통합으로 유용한 지식이 생겨나고 거기서 증기기관이 태어났다는 겁니다. 결국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편지를 통한 담론이 지식 혁명을 주도했고 그로부터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는 거죠.


사회는 담론적이어야 하고 삶은 단언적이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사회는 합리적이고 보편적으로 납득 가능한 근거를 가지고 토론하며 발전해야 합니다. 학문이 그러하듯이 말이죠. 단언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한국 정치 상황에서 합리적인 토론이 보이나요?


다만 개인의 삶은 스스로의 결심과 목표, 다짐 등을 통해서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나 자신에게 말을 걸기는 약간 어렵지만, 좋은 책들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홀로 감동을 받고 여러 인풋을 통해 새로워질 수도 있는 거겠지요. 


40대 이후 시집을 구매한 적이 없습니다. 이제 50대를 맞이하며 삶의 관점이 바뀐 이후 첫 시집을 구매할 절호의 찬스가 왔네요! Ebook 버전이 없어서 아쉽지만, 오래간만에 종이책으로 그것도 시집을! 읽어보는 경험을 누리게 되어 이 또한 기쁩니다. 


오늘의 결론: 여러분 모두 시를 읽을 수 있을 만큼의 삶의 여유가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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