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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l 15. 2024

열받으면 무조건 지는 거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9

Photo by Jens Herrndorff on Unsplash


공중목욕탕에서 덜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헤어 드라이기로 그곳을 말리는 사람의 이야기에도 웃음이 났습니다. 솔직히 공중목욕탕을 거의 가보지 않았기에 그런 사람을 본 적은 없으나 상상이 갑니다. 참 노매너의 어른이네요. 옆에서 분노할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욱하며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사람이 아주 많죠. 쉽게 분노하는 사람은 남의 말을 중간에 자주 끊는 타입이 많다는 것에도 공감합니다. 말이 느리거나 일목요연하게 말을 정리하지 못하는 상대방을 못 견뎌하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말에는 찔끔 찔리기도 합니다.


제가 30대에 그랬던 거 같거든요.


우리는 태어나서 아기 때부터 엄마와 순서 주고받기라는 중요한 의사소통의 방식을 배운다고 합니다. 우르르 까꿍~ 하며 나타나는 엄마와 거기에 부응해 까르르 웃는 아기. 그리고 다음번 까꿍을 기다리며 웃음을 멈추는 아기. 이렇게 순서 주고받기를 배운다는 거죠.


따라서 대화를 중간에 끊어버리는 사람에게는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도 될 만큼 예의 없는 짓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오늘날에는 남의 말 중간에 뚝뚝 끊는 것도 폭언이며 폭력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과거보다는 훨씬 좋아졌지만, 여전히 운전을 하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 운전자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특히나 막내를 등하교시키기 위해 매일 2시간씩 운전을 하다 보니 과거에 주말에만 운전하던 때보다 절대적인 운전시간이 늘어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대화의 순서는 아니지만, 낄 때와 안 낄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운전자를 보면 욱하고 분노가 일기도 합니다. 자신의 대화 순서를 빼앗긴 상대방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자신의 차가 갈 순서를 빼앗긴 상대방도 분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내가 한번 끼어들었다면 나도 다음 기회에는 다른 차량에게 양보할 줄 알아야 세상이 더 평화롭습니다. 분노의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조금만 더 차분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욱할 일이 줄어들 겁니다. 경적을 누르기보다 감사의 비상 깜빡이를 누르길 원합니다.


열받으면 무조건 지는 거다라고 생각하면 대처하기가 더욱 쉬워집니다. 화를 내는 사람이 빌런이다 생각하면 분노 조절 잘해 인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나 가족이나 직장 동료와 같이 내 주변의 사람에게 화를 내는 사람은 정말 최악이죠.


운전하면서 화내는 것도 아주 위험합니다. 사실상 자동차라는 살상무기를 내 손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운전하면서 상대방과 대화할 수는 없으니 깜빡이로 최대한 많은 소통을 하는 건 어떨까요? 감사의 깜빡이는 항상 분노를 줄여주는 비법 같습니다. 최대한 많이 사용해 보세요~


오늘의 결론: 나는 그대를 용서하겠소. 그대도 나를 용서해 주시구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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