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생각 못한 학교폭력 가해자 엄마

-사건의 시작

by N잡러

그날은 여느 날과 다를 게 없는 그저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2015년 6월 오후에 중학교 3학년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가 후배를 때렸는데 그 후배가 신고를 했고 그 일로 학교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집에 와서 다시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크게 걱정을 하진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전 무슨 일이 생기면 더 차분해지고 어떨 땐 제삼자의 일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선 아들에게 자세히 들어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학교 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피해학생이 경찰서에 신고를 했기 때문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바로 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릴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었고 참석여부를 물어왔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선 출장이 잡혀서 참석을 할 수 없는 데 그날로 잡혔다며 그 다음날 다시 학교로 나와 면담을 하길 원하셨습니다. 알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들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 온 아들에게 사건에 대해 들었습니다. 5월 달에 있었던 일로 벌써 한 달이나 지났습니다. 후배라는 학생은 같은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 중2이며 평소에 얼굴은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건은 타학교 학생이 아들과 같은 학교 중학교 1학년인, 친구의 동생과 그 친구들에게 돈을 뺏고 돈이 없다고 하니 때린 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일을 전해 들은 아들은 화가 났다고 합니다. 평소 친구 동생이 자기를 잘 따르고 자기도 동생처럼 여겼는데 다른 학교 아이에게 맞았다고 했으니까요. 그러던 중 우연히 길에서 타학교 학생을 만났고 “왜 때렸냐? 네가 때린 거 맞냐?” 고 물어봤는데 반성하는 기미도 안 보이고, 불성실한 태도로 쳐다보며 제대로 대답을 안 했다고 합니다. 같이 있던 친구 중 한 명이 먼저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고, 아들이 그다음으로 뺨을 3대 때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친구 한 명이 주먹으로 턱을 때렸답니다. 지나가던 어른이 여기서 그러지 말고 조용한 데로 가라고 했고, 공원으로 가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출동해서 부랴부랴 흩어졌답니다. 그 이후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그날은 미안했다. 형이 밥 한 번 사줄게.” 그러고 그 학생도 “네. 언제 밥 사줄 거예요?” 그러면서 별일 없이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6월에 전화 통화를 하게 됐는데 그 학생이 아빠 흉내를 내며 엄포를 놓길 래, 친구 중 한 명이 “너, 나머지 턱도 맞을래.” 했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배 엄마가 화가 나서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그 엄마는 가해자가 전화로 협박해서 아들이 맞을까 무서워서 엄마가 아닌 아들이 신고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경찰에게 이 사실에 관해 어느 것이 맞는지 알려달라고 했더니 알려줄 수 없다며 답을 안 해줬습니다.


그다음 주 월요일 오후 학교에서 학폭위가 열렸습니다. 아들 학교에서 타학교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아들 학교 1학년 친구 동생을 때린 것에 대한 사건과 아들 친구들이 타학교 학생을 때린 사건을 시간만 달리해서 진행했습니다. 그 학생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로 학폭위에 참석한 것입니다. 그 학생의 어머니는 경찰에게도 절대 합의할 생각 없으니 연락처 알려주지 말라고 했답니다. 학교에 와서도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습니다. 자기 아들 처벌받을 테니 우리 아이들도 처벌해 달라면서 합의 못하니 연락처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선도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맞은 1학년 학생들은 그 학생 처벌받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 학생의 그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고 본인 학교 학생들에게도 여러 번 했다고 합니다.


아들 친구 엄마들과 학폭위를 기다리는데 심정이 말할 수 없이 찹찹했습니다. 이 일을 이렇게 밖에 처리할 수 없는 일인가 싶으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이란 이유로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연락처를 알 길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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