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대책 자치위원회를 다녀와서
“어머님이 학생 대변인이세요? 왜 어머님이 말씀하세요?”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교사에게 들은 말입니다. 학폭위에 참석하니 학교 담당 형사, 선도 선생님, 타학교와 아들 학교 학폭위 위원에 가해자인 우리 아이들, 부모만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학폭위, 그것도 가해자 엄마로 참석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와 마주치고 싶지 않다며 상대 학생, 부모 모두 가버렸다고 하더군요. 여러 명의 위원들이 양쪽으로 앉아 있고 아이들과 엄마들은 입구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고압적인 분위기에 저조차 주눅이 들었습니다. 마치 취조받고 재판을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그런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었습니다.
학교 담당 형사가 두 개 학교가 관계되고 학년도 다 달라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사건 경위를 읽어주고 사실여부를 확인하는데 ‘주어’가 생략되어서 모두 아들과 아들 친구가 한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래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을 제가 얘기했습니다. ‘전화해서 불러냈다. 전화해서 협박했다.’고 하는데 아들과 친구들은 그 학생의 전화번호조차 모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전화할 수 있냐. 전화한 것은 그 학생과 알고 있는 다른 학생이다.라고 했더니 타학교 선생님이 화를 내시며 “어머님이 학생 대변인이세요? 왜 어머님이 말씀하세요?”는 겁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대답을 잘 못하고 있어서 사실을 말한 것뿐이에요.”라고 했습니다. 다른 위원들이 중간에서 맞다고 다른 아이가 전화해서 불러냈다고 정정해주며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었습니다. 같이 참석한 다른 어머니는 “아이들이 폭력을 일삼는 아이들이 아닙니다.”라며 선처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반성문과 사과문을 쓰고 Wee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5일간 받고 부모도 Wee센터에서 하는 부모 교육을 5시간 받으라는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학폭위 끝나고 나오는 데 학교 전담 형사가 아이들 몰려다니지 못하게 하라고 합니다. 몰려다니다 보면 사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요. 경찰서 다녀온 어머니가 형사들이 몰려다니는 아이들의 신상을 다 파악하고 있더랍니다. 형사들은 몰려다니는 아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것 같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이 시기 아이들 또래 친구가 중요한 시기인데 어떻게 몰려다니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부모나 형사가 몰려다니지 말라고 한다고 그럴까요.
다음 날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는 데, 생각보다 일이 커졌다며 어떻게든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같은 가해자 어머니들을 급히 만나 어떻게 할지 의논했습니다. 아이들 모두 처음 있는 일이고 상대 아이가 큰 상해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 어머니는 주변에서 더 심각한 상황을 봤다며 별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절 안심시켰습니다. 저 역시 이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일은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신고되기 전, 처음 일이 생겼을 때 알았어야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피해 학생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가해자가 중학교 3학년 나이인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 처분 대상 나이이고, 무엇보다 2명 이상 집단이기에 특수폭행에 해당됐습니다. 그래서 쌍방 합의로 그냥 사건이 종결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다음 수순이 사건의 검찰 송치였습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 이후 더 많은 시간이 걸렸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