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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Dec 21. 2023

분량은 어느 정도가 좋은 가요?

꼭지글, 전체 원고

 글이 책이 되어 출판하려면 어느 정도의 분량이 돼야 해요. 지난 주에 30~50개의 꼭지글이라고 했죠. 제가 글쓰기, 책쓰기 과정을 할 때, 벌써 5년이 되었네요. 그 전에 꼭지글 한 개가 한글 프로그램으로 설정된 여백 그대로 10point로 2~3페이지는 되었는데 그렇게 많이 쓰면 독자들이 읽기 어려워한다고 2페이지를 넘기지 말라고 했어요. 1페이지는 너무 짧고 그래서 1페이지 반 내외로 쓰라고 했죠. 그러면 책으로 출판할 때 여백을 주고 첫 시작도 꽉 채우지 않고 여유 있게 시작하면 3~4페이지 정도가 돼요. 제가 지금 연재하고 있는 글도 그 정도의 분량이에요.      


 왜 이렇게 짧아졌을까요? 


독자들이 호흡이 긴 글을 읽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글쓰기 할 때 어려운 단어나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어휘보다 딱 중학생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쓰라고 배웠어요. 어휘에서 걸리면 글 전체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여기고 흐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에요. 여백이 없이 빽빽하게 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중간에 간지로 색지를 넣거나 이미지를 넣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점점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심지어 책을 읽지도 않죠. 책을 출판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책을 읽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에요.    

 

 자! 그럼 전체 분량이 나오죠. 50개의 꼭지글이 2페이지 정도이니 100페이지가 되는 거죠. 보통 책이 되려면 A4 100페이지는 돼야 한다고 하잖아요. 제 단독저서인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의 초고는 85페이지밖에 안 됐어요. 꼭지글 분량도 1페이지가 안 되는 것도 있고 2페이지가 넘는 것도 있었어요.      


 처음 글을 쓰면서 맞춤법도 무시하고 쓰라고 했던 거 기억하시죠? 그러니 꼭지글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꼭지글은 쓸 내용이 많아서 2페이지가 넘고 어떤 꼭지글은 짜내도 겨우 1페이지밖에 못 채우기도 해요. 제가 책쓰기 배울 때 저는 글을 늘리는 것을 못했어요. 글 분량을 늘리다보면 주저리 설명을 하고 있더군요. 제가 봐도 별로였어요. 그래서 쓸 수 있는 정도만 쓰고 더 이상 쓰지 않았어요. 우리에겐 퇴고가 있으니까요.


 반면 분량을 줄이는 게 안되는 동기가 있었어요. 글 내용은 좋은데 길다보니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거죠. 이것도 개인의 성향이 드러나는 지점이에요. 서로가 부럽기도 하고 참 쉽지 않죠?


 책 한 권을 출판하기 위해 컨셉도 잡고 목차도 정하고 글을 100페이지 정도는 써야 되니 멋모르고 시작할 땐 글 한 편 쓰기도 어려운데 이걸 다 어떻게 하나 싶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정도 알고 글을 차곡차곡 써가면 돼요. 50개 꼭지글이면 얼마나 걸릴까요? 일주일에 1개씩 쓰면 50주고 그럼 12달, 1년이에요. 지금부터 쓰기 시작하면 1년 후에 초고가 완성되는 거죠. 그럼 출판사 투고하고 빨리 성사돼서 계약하면 바로 출판되는 것이 아니죠. 저도 계약하고 1년 5개월이 걸려 출판했어요. 계약하고도 수정하고 꼭지글도 5개 정도 추가하는 작업을 계속했어요. 2017년부터 쓰기 시작해서 2018년 11월에 초고를 끝내고 12월에 계약하고 2020년 4월에 출판했어요. 첫 단독저서라 시간이 오래 걸려도 출판되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물론 1년이 넘어가니 혹시나 하는 염려가 들기도 했죠.     


 글을 쓰기 시작해서 1년 걸려 초고를 썼는데 출판하겠다는 출판사가 없으면 정말 낙심하게 돼요. 거절 메일에 상처받기도 하고요. 그래서 초고를 다 쓰고 투고하지 않고 기획단계에서 컨셉과 목차, 꼭지글 3~5개 정도 써서 투고하는 것도 괜찮아요. 기획서 작성과 투고는 다음 기회에 알려드릴게요.     


 1년 동안 일주일 1개의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고 겁부터 날 수 있어요. 글은 잘 써질 때와 아닐 때가 걸리는 시간이 확연히 차이가 나요. 저는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쓸 수밖에 없어서 쓰는 글이 잘 써지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자다가 깨서 쓰는 글인데, 생각이 많아서 글로 정리를 해야만 잠을 잘 수 있게 돼요. 그럴 땐 술술 써져요. 지금 쓰는 글은 경험이 많아져서 쓰기 수월한 글이고요. 글력이라고 하죠. 운동을 해야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글도 마찬가지예요. 주제를 정해서 쓰는 것이면 좋겠지만 여기저기 써놨던 글들이 요긴하게 사용하게 되니 50개, 1년이란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글쓰는 사람이 부담을 가지고 쓰면 읽는 사람도 그걸 느끼게 돼요. 출판사 투고만 길이 아닌 것도 알려드릴테니 말이죠.     


 다음엔 본 내용이 아닌 서문과 마무리글인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이야기해볼게요~ 

 이제 2023년도 열흘밖에 남지 않았네요. 저의 글은 2024년에도 계속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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