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원 소년 재판을 준비하며
검찰 형사조정위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고 나니 또다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다시 11월 30일 2시 30분에 청예단으로 가서 변호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법원에서의 판결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판결은 그날 바로 나는 것인지, 가해자 처분이 똑같은지, 필요한 소명서류는 무엇인지, 재판에서 억울함을 표명할 수 있는 건지, 재판 이후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민사소송을 해올 경우 어떻게 되는지, 요구 금액을 다 들어줘야 하는지에 관해서였습니다. 변호사는 재판 판결은 그날 바로 나며, 가해자 처분이 같지 않을 수 있으며, 소명 서류는 탄원서와 선행상이나 자원봉사 같은 것들이 도움이 되며, 억울함을 표명할 수는 있으며, 재판 판결은 보호관찰 처분이 나올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민사소송을 해올 경우 피해자가 청구하고 싶은 금액을 할 수 있지만 판결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일부 승소일 땐 상대방에게 비용을 물어줘야 하며 인지대도 들고 피해사실에 대해 피해자 쪽에서 증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구한 금액을 100퍼센트 다 받을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변호사의 설명을 들으니 지나친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 합의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니 합의 의사가 있음을 보이기 위해 공탁을 하라고 했습니다. 공탁을 통해 재판장에게 설득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으면 참작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공탁 금액으로 얼마 정도면 되겠냐는 물음에 300만 원이면 되겠다고 하더군요.
또다시 걱정이 시작됐습니다. 피해자 엄마가 어떤 생각인지, 법원의 판결은 어떻게 날지, 언제 재판이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법원으로부터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남부 청소년비행예방센터에서 3일간 하루 종일 상담조사와 교육을 받고, 부모도 2시간 30분의 교육을 받으라는 우편이 왔습니다. 부모 교육은 필수는 아니지만 권고사항이고 법원에 결과가 통보된다고 하더군요. 교육 끝나는 날 ‘교육 이수 확인서’를 받아 학교에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해준다고 해서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재판에 도움이 될 만한 소명 자료로 탄원서를 작성하고 담임교사를 찾아가 서명을 부탁했습니다. 담임교사도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고 길어질지 몰랐다며 합의금액을 듣고는 놀라더군요. 다른 교사들에게도 서명받아 줄 테니 서명 용지 두고 가면 나중에 아들 편에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담임교사가 그렇게 말씀해주니 그나마 아들이 학교 생활하는 데 힘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활동하던 시민단체의 간사들과 가까운 회원들에게도 서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부모의 보호 능력에 관한 자료가 중요한데, 생계와 관련된 소득에 관한 서류인 사업자 등록증이나 부모의 학력 등을 증빙할 서류도 준비했습니다. 부모의 경제적 여력과 아이를 보호할만한 환경인지를 본다는 거죠.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도 포함해서 준비할 수 있는 서류는 다 준비해서 12월 23일 가정법원에 등기 우편으로 제출했습니다.
12월 31일에 가정법원에 가서 재판과 관련된 서류를 열람하고 다시 동부 법원으로 가서 공탁을 신청했습니다. 우리는 4,000만 원에 합의가 되진 않았지만 합의할 의사가 있음을 공탁으로 밝힌 거였는데, 피해자 엄마가 300만 원의 공탁 금액을 알고 더 이상 우리와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싶지 않다며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좋게 해결하려고 조사관이 연락 왔을 때도 잘 얘기했는데, 변호사 비용도 물어야 할 거라면서 민사소송이든 손해배상이든 하겠다고 앞으론 변호사와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변호사가 전화 와서 얼마를 합의금으로 줄 수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피해자가 원하는 금액이 있을 텐데 저희가 금액을 이야기한다고 그 금액을 받을 건 아니지 않냐고 하고 의뢰인과 상의해서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더니 그 이후론 연락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