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대면하는 우리의 태도 17
아빠의 죽음을 겪은 지도 어느새 1년 8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생각난다.
물론 살아생전에 더 잘할껄.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크게 의미가 없기에.
그리고 충분히 해왔다고 하기에.
다만 아쉬운건 부재일 뿐이다.
왜 사라졌을까.
나는 이제 명절이 되면, 아빠가 엄마를 위해 사둔 제기로 차례와 제사를 지낸다.
나 혼자, 제기를 닦고, 향을 피우고, 절을 한다.
계속 혼자일 것이다.
아마도.
어쩌면 남겨진 자의 운명은 비극일 것이다.
계속 죽어가는 것을 정리하고, 그리워하는 것.
나는 앞으로 계속 그렇게 살 것이다.
때론, 이렇게까지 살아야 할까? 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살아야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나 역시 남아있는 사람들의 비극을 알기에,
그들에게 새로운 비극이 될 수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