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나무와 서 있는 강
낯선 곳에서의 어느 아침. 그 산책의 기록이다. 우연偶然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날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한 무리의 새소리, 이른 아침 들르겠다고 약속했던 이의 지각, 이례적인 홍수로 젖어 있던 숲, 때마침 떠오른 태양과 서서히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물안개. 모두 우연이다. 그날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산책길에 카메라를 챙긴 것도.
프랑스 루아르(Loir)에서 담은 이 순간들은 어떤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다. 카메라아이(Camera-eye)로 바라본 세상의 단면일 뿐이다. 내가 바라보고 담은 이 순간들의 합으로 각자의 이야기와 정서를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 마치 우연과 우연의 계속된 합은 필연이 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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