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페어링
식탁 귀퉁이에는 시절을 다투며 여문 여름이 가득 쌓였다. 총천연색의 탐스러운 과일이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속에 풍요가 깃든다. 정물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샛노란 붓 터치의 참외 주변으로 하루살이가 맴돈다. 달콤한 향기에 이끌렸으리라. 따가운 볕에 붉게 그을린 토마토를 한 입 베어 문다. 눅진한 향이 입안 한가득 퍼진다. 태양을 농축해 놓은 맛일까? 여름의 속살처럼 수줍은 자두며 살구, 복숭아를 입속에 오물거리며 여름의 공감각을 채워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