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내추럴 페어링
가을이 오면 바닷속에도 단풍이 진다. 짙고 옅은 여러 빛깔이 야단스레 뒤섞인 홍 가리비가 그 주인공이다. 얼마나 화사하면 ‘단풍 가리비’라는 별칭이 붙었을까. 제법 서늘한 공기가 내려앉은 가을 저녁, 제철을 맞이한 조개를 한 솥 쪄내 초장에 적신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담백한 감칠맛에 상쾌한 내추럴 와인을 곁들이며 두 볼 또한 가을 단풍처럼 발그레 닳아 오른다. 맛의 기억에서 비롯된 레시피 재구성은 늘 기꺼운 작업이다.
일상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