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똑같은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신경섬유종증이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특징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피부 증후군 중의 하나로, 뇌의 발생 초기에 신경 능선이 분화 및 이주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한 질환이다. 모두 8가지 형이 있으며 가장 흔한 제1형은 레클린하우젠(Recklinghausen)병이라고 하며 다발성 신경섬유종, 담갈색 피부 반점(cafe-au-lait spot), 홍채의 Lisch 소결절이 특징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신경섬유종증 [neurofibromatosis]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 병원)
20대 초반에 내가 신경섬유종이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도 울퉁불퉁 튀어나온 것들을 제거하고자 검색을 했던 참이었다. 그때 당시 검색했던 내용은 지방종이었다. 근데 지방종인데 뭔가 달랐다.
그러다 우연찮게 클릭했던 자료에서 지방종과는 비슷하지만 분명하게 다른 연관 검색어를 통해 내가 가진 질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자료 설명에 나오는 사진들이 왜 이리 익숙한지, 이건 아니라고 여러 번 부정하고 또 부정했지만 읽어 내려가면 갈수록 내 이야기였다.
'신. 경. 섬. 유. 종이구나.. 그렇구나'
첫 번째로 눈에 띄었던 내용이 완치 불가였다.
'그러니까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같이 가야 한다는 거지?'
다시 검색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혹들을 없애버리고 싶었다. 검색 결과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대학 병원 리스트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히려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니 더 혼란스러웠다.
'어디로 가야 하지?'
수술을 받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검사도 필요한 거 같고 후기가 좋지 않은 병원들도 있는 듯했다.
좀 더 정보가 필요했고 상위권에 있는 카페에 가입을 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외로운 싸움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병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주었다.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로 나왔던 병원 리스트에 대한 후기도 현재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하나씩 열어보기 시작했다. 공개하기 어려웠을 법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그들의 마음을 어떠했을까? 익명성이 요구되는 곳이라서 그런 걸까? 수십 개의 후기를 읽으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완치의 문제가 아니었다.
완치 불가능은 물론이요. 유전이었다. 아무리 내가 치료를 꾸준히 받아도 유전성 질환이기 때문에 2세에게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또한 호르몬 변화에 따라 임신 기간에는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때 다짐했다.
"결혼은 아닌 거 같아. 누가 이런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겠어... 무엇보다 나는 내 아이에게 똑같은 아픔을 겪게 하지 않을 거야”